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에 대비해 신형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개발하거나 기존 체계를 대폭 개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따르면 상원 군사위원회는 북한과 이란의 ICBM 공격으로부터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다중목표물 파괴요격체(MOKV)’를 개발하고 2020년까지 비행시험을 마치도록 미사일방어청에 요구하기로 했다. 상원 군사위는 이 같은 내용을 내년도 국방수권법 부속보고서에 담았다.
MOKV는 미국 서해안에 배치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한 대가 여러 개의 비행물체를 파괴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현재 미 서해안에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30기의 GBI가 포진해 있으며 2017년까지 14기가 추가 배치된다.
보고서는 미사일방어청의 브리핑 자료를 토대로 MOKV의 초기 모델이 2020∼2022회계연도에 완성되고 2025년 이후 실전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알래스카에 이어 하와이에서도 북한이 제한적 미사일 공격을 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탐지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ICBM을 이용한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에 대비해 알래스카에 신형 장거리 식별레이더(LRDR)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27일 취임하는 미국의 새 태평양사령관 해리 해리스(59) 해군 제독은 작전 구역의 가장 큰 위협으로 북한을 꼽았다.
해리스 사령관은 25일 미국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는 내가 보기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공격하려 노리는 지도자가 있다”면서 “그(김정은)는 핵무기와 함께 대륙 너머로 핵무기를 날려 보낼 수단을 가지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그(김정은)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는 주변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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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ICBM 대응 MOKV 개발 추진
입력 2015-05-27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