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심환자 2명 추가 발견… 당국 격리 조치 ‘구멍’

입력 2015-05-27 02:15
신종 바이러스 질병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 의심자가 2명 더 발생했다. 두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감염 환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난다. 보건 당국은 그러나 메르스의 3차 감염과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한다. 현재까지 추가 확진된 메르스 환자 3명은 모두 첫 환자인 A씨(68)에게서 병이 옮은 2차 감염자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자가(自家) 격리 중이던 감염 의심자 2명을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겼으며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한 사람은 A씨가 지난 12·14·15일 외래로 방문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환자 접수와 채혈, 주사 등을 담당했던 간호사다. 그는 22일부터 자택에 격리됐다. 26일 고열 증세와 근육통, 메스꺼움 등 증상이 나타나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졌다. 다른 한 사람은 A씨가 지난 17일 외래로 방문한 다른 병원(의원급)의 의사다. A씨와 증세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청진도 했다. 25일 오후부터 발열과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앞서 세 번째 환자(76)의 40대 중반 딸 D씨를 네 번째 국내 메르스 환자로 확인했다. 보건 당국은 D씨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지난 16일 A씨와 병실을 함께 쓰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스 확진 환자와 감염 의심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보건 당국의 대응이 적절한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A씨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의료진·가족에 대한 ‘자가 격리’ 방식에 구멍이 생겼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 가능성은 없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가족과 2m 떨어져 지내라는 등의 정확한 방침을 주고 매일 두 차례 상황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발열 판단기준을 38도에서 37.5도로 낮추고 본인이 원할 경우 국가시설에서 격리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격리 대상은 61명이다. 추가 감염 의심자 2명이 환자로 확인될 경우 이들의 가족도 추가 격리 대상자가 된다.

보건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 최근 보고서와 해외 사례 등을 근거로 3차 감염과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까지 14개국으로 메르스가 유입됐지만 지역사회로 확산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