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건축업자가 평소 친분이 있는 채무자와 강원도 인제군 계곡에 들어갔다가 23일째 돌아오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에 사는 A씨(45)는 지난 1일 북한 이탈주민 B씨(49)와 만나 B씨의 서울 집에서 같이 자고 다음날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지인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어 지난 3일 저녁 두 사람은 인제군의 한 계곡에 들어가 함께 술을 마신 뒤 B씨만 4일 새벽에 나와 서울로 돌아왔다. A씨 휴대전화기 전원이 꺼진 곳도 계곡이었다.
경찰은 두 사람은 수년 전 스킨스쿠버를 하면서 알게 됐으며, 지난해 말 B씨는 A씨에게 5억원을 빌렸다가 1억5000만원만 갚았고, 아직 3억5000만원의 채무가 있다. B씨는 A씨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제로 빌린 돈은 B씨 주택 마련에 쓰였다.
경찰은 이런 점을 근거로 B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있다. 하지만 B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을 마시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니 집에 가자’고 했는데 A씨가 ‘가기 싫다’고 해서 그냥 두고 집에 왔다”고 진술했다.
또 “그 뒤 A씨가 어디로 갔는지는 전혀 모른다.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B씨가 범행을 부인함에 따라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직접적인 증거 확보를 위해 계곡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계곡 입구에서 길이 두 군데로 갈라져 있는데, 한쪽 길은 10㎞, 다른 쪽은 14㎞에 달해 수색 범위가 광대하다”며 “B씨가 텐트를 쳤다는 곳도, 술을 마셨다는 술병 등도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시신 없는 살인사건? 채무자와 여행간 40代 23일째 실종
입력 2015-05-27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