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포스트 이건희’ 체제 구축

입력 2015-05-27 02:3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포스트 이건희’ 체제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두 회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한 합병비율인 1: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며, 합병회사 이름은 삼성물산이다.

두 기업의 합병으로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제일모직 지분 23.23%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은 합병된 삼성물산에서도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한다. 또 합병회사를 통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율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2대 주주로 4.06%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했다.

그동안 삼성물산을 한 축으로 해서 이뤄지던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고, 합병회사가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는 보다 단순한 지배구조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삼성 측은 “일단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이지만 삼성 지주회사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