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미래의 VIP ‘노령 자산가’ 잡아라”

입력 2015-05-27 02:07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경제력 있는 노령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비(非)금융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노령층 자산가들은 연령이 높을수록 재테크뿐 아니라 건강·스포츠·여행 등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아직까지 비금융 서비스 제공에 미흡한 실정이다.

26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금융사의 시니어고객 대상 비금융 서비스 사례’ 보고서를 통해 “금융사를 이용하는 시니어고객은 금융·비금융상의 필요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금융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미국 웰스파고은행, 일본의 SMBC은행,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 등을 비금융 서비스 제공의 성공사례로 꼽았다. 웰스파고은행은 노령 자산가들이 독립적인 생활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예약 및 약 처방, 간병인 서비스, 집안 관리 등 생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노령층 자산가의 가족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고객충성도 강화 및 은행의 대외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MBC은행의 ‘SMBC Club 50s’는 50세 이상으로 연령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예수금 잔고 500만엔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은퇴 및 노후생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거래잔고 1000만엔 이상 고객에게 전화 건강상담, 암 및 건강검진 할인, 여행 할인 등을 제공한다. 영국의 바클레이스은행은 노령층 고객 대상 디지털기술 교육 인력 7000여명을 고용해 교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노령 자산가에 대한 비금융적 서비스 제공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소는 “급격한 고령화 진전을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빠르게 증가하는 노령층 고객을 위해 국내 금융사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노령층에 제공하는 비금융 서비스는 외환은행의 ‘행복 노하우 클럽’, KB국민은행의 ‘골든라이프 서비스’ 정도를 찾아볼 수 있다. ‘행복 노하우 클럽’은 연금 입금실적에 따라 우대금리와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우대 서비스(PH등급), 녹십자 헬스케어, 여행사 상품 할인, 상조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