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전문 요리사를 뜻하는 셰프가 출연하는 요리 방송이 인기입니다. 한 그릇의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참 재밌습니다. 때론 황홀한 기분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요리 방송에는 악플이 거의 없습니다. 맛있는 걸 보여주는데 나쁜 감정이 생길 리 있을까요. 비판보단 호평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 인기리에 방송중인 jtbc ‘냉장고를 부탁해(냉부해)’가 요리 방송답지 않게 심각한 수준의 악플을 받고 있습니다. 25일 처음 출연한 셰프 실력이 형편없다는 게 비판의 요지입니다. 제작진이 새 출연자의 요리 실력보다 외모와 학력을 강조한 것은 시청자 비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26일 냉부해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연예 관련 커뮤니티에는 방송을 비난하는 글이 넘칩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도 실력 논란의 셰프 이름인 ‘맹기용’이 올랐습니다. 시청자와 네티즌 대부분은 “다른 출연 셰프와 견주기 민망할 정도로 실력이 형편없다”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그를 ‘맹꽁치’라고 부르며 놀리기까지 합니다.
맹 셰프는 꽁치 통조림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방송에서도 비린내가 난다며 평가가 좋지 않았습니다.
맹 셰프가 과거 다른 방송에서 실수한 것도 덩달아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물에 삶은 재료를 펄펄 끓는 기름에 넣어 기름이 폭포수처럼 넘치는 실수를 했습니다. ‘비타민 음료를 넣은 샐러드’ ‘프라이드 치킨을 넣은 김치찌개’ 등 그가 선보인 황당한 레시피도 이날 방송 이후 좋지 않게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가 4년이라는 짧은 경력에 비해 다양한 방송에서 얼굴을 비친 것을 고깝게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일부 시청자는 ‘맹 셰프가 기자 출신 한 셰프 출연자를 밀어내고 방송에 들어왔다’는 의혹을 제기해 제작진이 “사실 무근”이라며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셰프를 ‘훈남’과 ‘고학력’으로 포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요리라는 본질이 없어지고 외모와 학력과 같은 부수적인 요소만 남아서는 안 될 일입니다.
냉부해 셰프 실력 논란을 지켜보면서 요즘 뜨는 백종원 셰프가 떠올랐습니다. 백 셰프는 좋은 학교 출신에 사학재단 집안, 연예인 아내까지 많은 흥행 요소를 갖췄습니다. 그러나 그가 요즘 대중의 사랑을 받는 건 요리 실력과 요리에 대한 애정 때문일 겁니다. ‘훈남 셰프’ 이제 지겹습니다. 요리로 평가받는 셰프가 방송에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얼굴과 학력으로 요리하나요… 방송 ‘훈남 셰프’ 모시기 눈살
입력 2015-05-27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