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인사청문회] ‘자물쇠 黃’… 취재진 질문 공세에 “청문회서 소상히 밝히겠다” 말 아껴

입력 2015-05-27 02:41 수정 2015-05-27 18:40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효자로 금융감독원 연수원 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웃는 얼굴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26일에도 특유의 ‘자물쇠’ 행보를 이어갔다.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 철저하게 말을 아끼면서도 웃음 띤 얼굴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긴장감을 숨겼다.

황 후보자는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 집무실로 출근했다가 오후 2시쯤 서울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나왔다. 그는 16억원의 수임료를 1년간 받은 ‘전관예우’ 논란, 피부병으로 면제 판정을 받은 병역 의혹, ‘미스터 국가보안법’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적인 시각 등 자신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에 대해 “잘 준비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일각에서 너무 원칙주의자라 소통 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는 첫 질문에 “(청문회를)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기자가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의 수임료도 16억원이었는데 같은 금액 아니냐’고 물었을 때도 “충분히 준비해서 (청문회에서) 소상히 말하겠다”고 했다.

다른 질문에도 거의 똑같은 대답만 했다. ‘충분히’ ‘소상히’ 같은 부사만 있을 뿐 구체적인 해명이나 설명은 없었다.

‘두 부총리(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보다 어린데…’란 물음에도 “준비 잘하겠다”고 했다. 취재진에게 “늘 수고 많다”고 하기도 했다.

후보자 사무실 입성 첫날부터 자신의 의혹들에 대해 병원 진단서까지 들고 나와 적극적으로 해명했던 이완구 전 총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처럼 황 후보자가 말을 아끼는 것은 여러 의혹에 구체적으로 답변하다보면 자칫 치명적인 ‘말실수’를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여겨진다. 어차피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 여러 의혹 제기에 해명을 내놔야 하는데 굳이 지금 언론에 먼저 노출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말 외에는 신상발언을 잘 안 하는 황 후보자 본인의 평소 ‘진중한’ 스타일도 작용한 듯하다.

그는 ‘당분간 오전에 과천청사 장관 집무실로, 오후엔 통의동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할 것이냐’는 마지막 질문엔 “필요에 따라…”라고 하고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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