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건설 부문 통합, 바이오 부문 등 신수종 사업 주력, 테마파크 수출 등 다목적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패션·식음·건설·레저·바이오 등 생활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합병 회사의 매출은 2014년 34조원에서 2020년 6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패션·식음료·바이오 부문 시너지 창출=합병에 따른 즉각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은 건설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시공능력평가 결과에서 현대건설을 제치고 9년 만에 1위를 탈환할 만큼 건설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제일모직 역시 건축과 플랜트, 조경 등 3개 파트를 중심으로 건설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2794억원, 영업이익은 749억원으로 주로 삼성 계열사들의 설비나 에너지절감시설 투자를 담당해 왔다. 그동안 양측이 담당한 그룹 물량이 달라 이번 합병으로 수익성에서 충돌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형 측면에서는 건설업계 정상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건설에 이어 삼성물산의 상사 부문과 제일모직의 패션 및 식음료, 레저 사업의 결합도 시너지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제일모직은 기존 에버랜드와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이 합쳐진 조직으로 전체 매출에서 패션의 비중이 가장 높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는 대표브랜드인 ‘빈폴’을 포함해 총 26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최근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삼성물산과의 합병은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 중장기 성장을 이끌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급식시장에서 독보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의 식음 서비스사업도 중국 및 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어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바이오사업은 합병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5월 삼성전자와 옛 삼성에버랜드가 주축이 돼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문기업이다.
양사는 합병 소식을 전하면서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사업의 최대주주로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돼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삼성물산 변천 과정=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제일제당과 함께 삼성그룹의 3대 모태기업 중 하나다. 제일모직은 1963년 설립돼 부동산·테마파크 사업을 시작으로 건설·식음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2013년에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인수해 작년 7월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꿨고 그해 12월 상장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1938년 설립된 이후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1995년 삼성건설 합병 후에는 건설과 상사 부문으로 나뉘어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011년 삼성의 바이오사업 출범에 함께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공동 인수하기도 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글로벌 衣食住休·바이오 선도 기업 도약
입력 2015-05-27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