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영웅 선생님 권유로 접한 모노드라마 다시 선물로 바칩니다” 헌정 무대로 복귀하는 윤석화

입력 2015-05-27 02:18
모노드라마 ‘먼 그대’로 5년 만에 무대에 복귀하는 배우 윤석화. 올해로 연기 인생 40년을 맞은 그가 극단 산울림 임영웅 대표에게 바치는 헌정 무대이기도 하다. 산울림 제공
“임영웅 선생님의 연출 60주년에 작은 선물을 드리는 마음으로 연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연기 인생 40주년을 맞은 윤석화(59)가 임영웅(79·사진) 극단 산울림 대표에게 헌정 무대를 선사한다. 다음달 18일부터 7월 5일까지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서영은의 소설 ‘먼 그대’를 바탕으로 한 동명 모노드라마(1인극)다. 5년 만에 배우로 복귀하는 그는 연기는 물론 각색·연출까지 맡았다.

26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화는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연출가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함께 한 임영웅 선생님은 제게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작품을 감각적으로 이해하는 제가 선생님을 만나면서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고도를 기다리며’ ‘산불’ 등 많은 작품을 연출한 임영웅은 한국 연극계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올해는 연출 60주년과 산울림 소극장 30주년을 맞아 후배들의 헌정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고도를 기다리며’에 이어 윤석화의 ‘먼 그대’가 공연된 이후에는 박정자의 ‘영영이별 영이별’, 손봉숙의 ‘챙’, 손숙의 ‘위기의 여자’ 등이 예정돼 있다.

윤석화는 1988년 연극 ‘하나를 위한 이중주’를 통해 임영웅과 인연을 맺은 후 ‘목소리’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영영이별 영이별’ 등에서 호흡을 맞췄다. 특히 92년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초연 이후 수차례 공연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89년 임 선생님의 권유로 ‘목소리’에 출연하면서 모노드라마를 처음 하게 됐다”면서 “당시 배우 혼자서 드라마를 이끌고 나가는 모노드라마에 자신이 없어서 망설였는데, ‘목소리’ 이후 여러 편의 모노드라마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노드라마 출연은 2006년 ‘영영이별 영이별’ 이후 9년만이다. 그는 “오랜만에 무대에 서게 돼 떨린다”면서 “그저 많은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윤석화는 2013년 명동극장에서 대표작인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배우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한국인 명단에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같이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취소됐다. 그는 “영국에서 작품을 준비하던 중 취소 통보를 받아 큰 상처를 받았다”며 “아픔이 서린 이 작품을 당분간 공연하진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번에 1인 3역을 하는 ‘먼 그대’는 출판사에서 교정을 보는 노처녀 문자가 고통스런 삶을 마치 구도자처럼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 자체가 우화와 상징이 많아 연극으로 만들기에 쉽지 않다. 그는 “침묵과 움직임 등 기존 연극의 형식에서 볼 수 없는 이상한 작품이 될 것”이라며 “임 선생님에게 배운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새로운 표현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