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연휴인 25일(현지시간) 최소 6편의 미국행 여객기를 겨냥한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전투기가 호위에 나서는 등 한때 비상이 걸렸다. 협박 전화는 동일 인물이 건 것으로 추정되며 모두 허위로 판명됐다.
AP통신과 A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을 떠나 미국 뉴욕의 JFK 공항으로 가던 에어프랑스의 AF22편 여객기에 화학무기가 실려 있다는 협박 전화가 미국 경찰에 걸려와 F-15 전투기 2대가 호위에 나섰다. 뉴욕포스트는 이 여객기에 승객 165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여객기는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JFK 공항에 착륙했으며 보안검색 결과 폭발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애초 미국 정부는 이번 협박 전화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프랑스 쪽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날이 프랑스 휴일이어서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익명의 협박 전화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미국 메릴랜드주 경찰 폭발물 센터에 걸려왔으며 주 경찰은 곧바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했다. JFK 공항에 착륙 예정이던 사우디아라비아항공 여객기와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도 익명의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색이 이뤄졌으나 특별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메리칸항공은 영국 버밍엄을 떠나 비행하던 도중 협박 전화가 걸려와 터미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착륙하려다 협박에 신빙성이 없다는 당국의 확인에 따라 예정된 터미널에 착륙했다.
이날 뉴저지, 보스턴 등으로 향하던 다른 미국행 여객기 3대도 테러 협박 전화의 표적이 됐다. 뉴저지주 뉴어크리버티 공항에서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온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대한 테러 협박에 전원 대피하는 등 소요가 일었다. 여객기는 공항 외곽에서 수색을 받았으나 폭탄 등은 탐지되지 않았다. FBI 등 미 수사 당국은 동일 인물이 뉴욕과 뉴저지로 향하는 항공편 4대에 대해 익명으로 협박 전화를 건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여객기 테러” 협박에… 美 전투기 발진 소동
입력 2015-05-27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