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프로농구 감독이 불법 스포츠토토에 억대의 돈을 건 혐의가 포착됐다. 이 감독은 승부조작 의혹까지 받고 있다. 현직 감독이 경찰 수사망에 오른 것은 2013년 강동희 동부 감독에 이어 2년 만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프로 스포츠 승부조작의 망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서울중부경찰서는 남자 프로농구 전창진 감독의 지시를 받고 수차례에 걸쳐 사설 스포츠토토에 3억원을 걸고 도박을 한 혐의로 전 감독의 지인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전 감독이 지난 2∼3월 수차례에 걸쳐 스포츠토토를 통해 자신이 지휘했던 부산 kt팀이 진다는 경기 결과에 거액을 베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삼공사 사령탑을 맡고 있는 그는 원주 동부 시절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하며 명장 반열에 오른 감독이다. 한국 프로농구의 역사를 함께한 그가 승부조작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농구계는 물론 팬들에게도 큰 충격이다. 전 감독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승부조작은 스포츠계의 적폐다. 2011년 국가대표를 포함한 51명의 프로축구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듬해에는 프로배구·야구 선수들이 브로커에게서 뒷돈을 받았다가 문제가 됐다. 2013년에는 강동희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으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팬들이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승부가 이미 짜인 각본이었다면 누가 경기장으로 향하겠는가. 프로농구연맹이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혐의가 드러날 경우 전 감독을 영구 제명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현재 1000여개 사이트가 성업 중인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펼쳐야 한다.
[사설] 현역 프로농구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 철저히 밝혀라
입력 2015-05-27 03:26 수정 2015-05-27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