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車 연비 ‘유류·전기’ 따로 표시한다… 에너지공단, 방침 확정

입력 2015-05-27 02:05
유럽에서 공인연비 47㎞/ℓ를 기록했던 BMW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 i8의 한국 공식연비가 유류연비 13.7㎞/ℓ에 전기연비3.7㎾h로 확정됐다.

자동차 공인연비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에너지공단은 최근 i8의 공식연비를 확정해 BMW 측에 통보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i8의 공인연비 인증은 한국에너지공단이 마련한 PHEV 차량에 대한 연비 표시방식을 적용한 첫 사례로, 이후 국내에 출시되는 PHEV 차량도 같은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PHEV의 연비 표시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돼 왔다. 국내 연비 관련 규정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연비 표시방법이 다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고속도로 연비와 도심 연비를 각각 표시한 뒤 이를 합친 복합연비를 표시하고, 전기자동차는 ㎾h당 주행거리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2개를 표시한다. 하이브리드 차량도 측정방법은 다르지만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은 방식으로 복합연비를 표시한다.

문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중간 단계인 PHEV 차량이다. PHEV는 기존 내연 엔진에다가 충전이 가능한 전기배터리가 내장돼 있다. 전기배터리와 기존 내연기관을 둘 다 쓰기 때문에 연비 표시방법이 애매했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와 내연기관 연비를 합친 유럽식 연비 표시를 선호한다. 유럽은 전기배터리 연비에 가중치를 주고 내연기관 연비를 합친 복합연비를 사용한다. 때문에 PHEV 차량의 연비가 높은 편이다. i8의 유럽 연비는 47㎞/ℓ이고, 11월 출시 예정인 아우디의 ‘A3 스포트백 e-트론’의 유럽 연비는 66.6㎞/ℓ이다. 국내 기준을 따르면 아우디의 ‘A3 스포트백 e-트론’의 연비도 i8처럼 대폭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표시방법을 복합연비로 표시하느냐, 분리해서 표시하느냐를 놓고 내부에서도 논의가 많았다”며 “다만 현 단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분리 표시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i8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부터 PHEV 차량의 본격적인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현대차는 국산차 최초의 PHEV 차량인 ‘쏘나타 PHEV’를 선보일 예정이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S500 PHEV’, BMW의 ‘X5 xDrive40e’도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