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여도 난 꽤 ‘괜찮은 여자’랍니다… 그룹 ‘클래지콰이’의 보컬 호란

입력 2015-05-27 02:12

2004년 그룹 ‘클래지콰이’의 1집 ‘인스턴트 피그(Instant pig)’로 데뷔한 가수 호란(본명 최수진·36·사진)은 데뷔곡 ‘내게로 와’로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팝음반상을 수상했다. 당시 클래지콰이는 혜성처럼 나타난 신종 그룹이었다. 일렉트로닉을 배경으로 재즈와 그루브를 담아낸 그들의 음악은 드라마 OST나 CF 배경음악 등에서도 자주 들렸고 허스키하고 섹시한 그의 목소리는 큰 사랑을 받았다. 호란은 2008년 그룹 ‘이바디’를 통해 어쿠스틱한 음악으로 또 다른 자신의 목소리를 꺼냈다.

그런데 이번엔 혼자다. 호란이 지난 19일 첫 솔로 앨범 ‘괜찮은 여자’를 내놨다. 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다른 멤버들 뒤에 숨어있던 내 모습을 이야기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6곡 수록곡 전곡을 작사했고 ‘연예인’ ‘인솜니아’를 작곡했다. 그는 “데뷔 11년차, 알려진 호란이란 이름이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쏟아 부은 앨범”이라고 자평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은 괜찮지 않으면서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포장하는 여자를 그려낸 곡이다. 트로트 리듬 위에 올려진 경쾌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모른 척 해줘요/ 잊은 척 해줘요/ 내일도 멀쩡하게 웃어야 하니까’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모습이 당당한 이미지의 호란과 닮아있다.

그는 “예상 못한 분위기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 곡을 들었을 때부터 타이틀곡이라고 생각했고 가사의 이미지도 바로 떠올랐다”고 했다. 뮤직비디오에서 호란은 퓨전 한복에 비녀로 치장하고 기타를 치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연예인’은 8년 전 써둔 독백으로,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차분하게 풀어낸 서정적인 곡이다. 그는 “내겐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호란은 데뷔전부터 작사가로 활약했고 2008년 산문집 ‘호란의 다카포’를 내놓을 만큼 글쓰기에서도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중이다. 각종 TV프로그램에서 MC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1년째 매일 오전 7∼9시 SBS 파워FM(107.7㎒) ‘호란의 파워FM’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10분짜리 단편영화도 제작한 바 있고 드라마 연기에도 도전했었다. 이쯤되면 전방위 예술가라고 부를 법한데, 그는 “가수로서의 호란이 없었다면 다른 활동은 모두 없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7월 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벨로주에서 첫 단독 콘서트 ‘괜찮은 여자 호란의 괜찮은 라이브’를 갖는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