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교통 갈릴리선교회, 샬롬의집 장애우들과 나들이… 1년 만에 바깥 구경 “사랑해·좋아요” 웃음꽃

입력 2015-05-26 00:43
김포교통 갈릴리선교회 회원들과 샬롬의집 장애우들이 25일 경기도 김포 대곶면 덕포진 사적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포=강민석 선임기자

25일 경기도 김포 대곶면 덕포진 사적지. 김포교통 갈릴리선교회(회장 임영은) 회원 37명이 관광버스에서 샬롬의집 장애우를 번쩍 들어 올려 휠체어에 앉혔다. 이곳에 온 샬롬의집 장애우 31명은 지적·지체장애 1∼2급의 중증장애를 갖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렵지만 1년 만의 나들이라 그런지 모두들 들떠 있었다.

일행은 이지수(36·여) 사목의 인도로 예배부터 드렸다. 찬송가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를 부르는데 음정과 박자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어떤 환경 속에서도 “나 사는 동안 끊임없이 구주를 찬송하리로다”는 고백만큼은 같았다. 선교회 회원들은 장애우들을 껴안고 “사랑해요”를 외쳤다.

예배 후 점심식사가 시작됐다. 메뉴는 돼지고기 숯불 바비큐. 휠체어에서 식사를 한 노영식(50)씨는 “1년에 한 번 이렇게 김포교통의 도움으로 바깥나들이를 하고 있다”면서 “시설 안에만 있다가 이렇게 나오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며 벌어진 앞니를 훤히 드러냈다.

곧바로 노래자랑이 이어졌다. “우! 샤라라리 슈류리∼ 알아요!” 노래방 기계 음악에 맞춰 정신지체장애 1급인 정일곤(34)씨가 서태지의 ‘난 알아요’를 열창했다. 알아들을 수 있는 노랫말은 ‘알아요’뿐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를 꽉 잡고 춤까지 곁들이는 모습은 비장애인과 같았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김포교통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고속버스터미널, 이화여대, 서울대, 인천을 오가는 642번, 672번, 6641번 등 6개 노선을 운영하는 시내버스 운송업체다. 서울 발음교회를 개척한 고(故) 이주식 목사가 1970년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설립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이었던 이 목사는 신용협동조합과 야학을 운영하며 복음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했던 목회자다. 사훈도 ‘하나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알찬 삶으로 복지사회를 이룩하자’이다. 330명의 직원 중 310여명이 선교회에 가입돼 있다.

선교회 부회장 유민호(52)씨는 “장애우들을 섬기고자 이날 새벽 2시 버스운행을 마친 뒤 나오거나 휴가를 쓴 회원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종교가 없는 장상수(56) 김포교통 노조위원장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에서 보면 한국교회가 좋은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1급 지체장애인인 샬롬의집 박기순(56) 원장은 “5년 전 김포교통과 연결됐는데 그때부터 매달 우리를 찾아와 섬기고 매년 5월 이렇게 손과 발이 되고 있다”면서 “갈릴리선교회야 말로 진정한 친구”라고 칭찬했다.

김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