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바마 대통령의 SNS 소통이 부러운 이유

입력 2015-05-26 00:3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대국민 소통이 화제다. ‘@POTUS’란 이름으로 개인 트위터 계정을 열자 팔로어들이 구름처럼 몰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섯 살 소녀의 편지에 대한 답글, 워싱턴 시내 유대교 회당을 방문한 사연, 뉴저지주 경찰관들과의 대화 내용 등을 올렸다. 악성 댓글이 달리는 등 부작용이 없지 않지만 백악관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소식이다.

미국 대통령들은 대국민 소통에 관한한 우리나라 대통령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극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 달에 한두 번씩은 기자회견을 꼭 갖는다. 각본에 의한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형식이다. 이번에 SNS 정치를 시작한 것은 국민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공감의 폭을 한층 넓히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점수는 낙제점이다. 기자회견은 1년에 한두 번 할까 말까다. 전직 대통령들이 가끔 했던 TV토크쇼에도 관심이 없다. SNS 활동으로는 명절 때 페이스북에 의례적인 인사말 정도를 올리는 게 전부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대부분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에서의 지시 형식으로 전달된다. 형식과 내용이 딱딱하다보니 국민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건 당연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박 대통령에게 당장 오바마식 SNS 소통을 주문하는 것은 무리일성 싶다. 오프라인상으로라도 대국민 접촉 기회를 대폭 늘리고,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와는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 비서실장 등을 통한 간접 대화도 의미가 있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경제 활성화 법안의 국회 처리가 시급하다면 아무 때라도 국회를 방문해 의장단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직접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