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세계 첫 2000척 선박 인도 大기록

입력 2015-05-26 02:48
현대중공업이 지난 22일 전 세계 조선업체 중 최초로 2000번째 인도한 선박인 미국 다이아몬드 오프쇼어사의 드릴십 오션 블랙라이언호(오른쪽)와 1974년 첫 번째로 건조·인도했던 애틀랜틱 배런호의 명명식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전 세계 조선업체 중 최초로 선박 2000척 인도를 달성했다. 41년 만의 대기록으로 100여년의 조선 역사를 지닌 유럽과 일본의 조선업체들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울산 본사에서 특수선박인 드릴십 ‘오션 블랙라이언(Ocean Blacklion)호’를 미국 다이아몬드 오프쇼어(Diamond Offshore)사에 인도해 선박 2000척 인도 기록을 세웠다”고 25일 밝혔다. 선박 2000척을 톤수로 환산하면 1억2600만GT(총톤수·선박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건조한 선박 총톤수(6380만GT)의 2배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1972년 어촌 마을이었던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 건설을 시작해 1974년 조선소 준공과 동시에 26만600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건조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해 창립 10여년 만인 1983년 선박 수주와 건조량 부문에서 당시 세계 조선업계를 주도하던 일본 조선소들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다. 2002년 3월 세계 최초로 선박 인도 1000척 기록을 달성했고, 2012년 3월에는 역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박 인도 1억GT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51개국 308개 선주사에 2000척의 선박을 인도했는데, 국적별로는 그리스 254척, 독일 238척, 일본 120척, 덴마크 101척 등이다. 인도한 배의 종류를 보면 컨테이너선이 583척으로 가장 많고, 탱커 23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147척 등 순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단일 기업으로서 선박 2000척 인도는 세계 조선 역사에 유례없는 일”이라며 “중국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끊임없는 혁신과 공법개선을 통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전 세계 최초로 2000척 인도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현재 경영 상황은 좋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의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 1분기에도 영업손실액이 1924억원에 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직원 13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양사업부와 플랜트사업부 통합, 금융계열사 정리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저가 수주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 수주가 조금 떨어진 상황”이라면서도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