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재벌가인 삼성가와 현대가가 손잡고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 만들기에 나섰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과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은 25일 사업 예정지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출범식을 가졌다.
정 회장과 이 사장은 출범식에서 한류관광과 쇼핑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 ‘DF(Duty Free)랜드’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이파크몰 3∼7층 총 6만5000㎡의 면적을 동북아를 대표하는 거점형 면세점으로 조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이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되면 신라호텔은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 점유율 1위인 롯데와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가는 처음으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15년 만에 서울시내에 허가되는 신규면세점은 3곳으로, 그중 2곳이 대기업 몫이다. 관세청은 6월 1일까지 입찰을 받아 7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가 50%, 현대산업개발이 25%, 현대아이파크몰이 25%의 지분을 각각 출자했다. 200억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시작해 1차 연도에만 총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공동대표에는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운영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
출범식에서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은 두 가지 공간으로 크게 나뉜다. 2만7400㎡ 넓이에 조성되는 면세점은 국내 최대 규모로 400여개의 브랜드가 들어선다. 나머지 공간(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관광식당, 교통 인프라, 주차장 등이 갖춰진다. 주차장은 대형버스 400여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아이파크몰 이벤트파크에 조성되는 한류 공연장은 2000여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이다. 200명의 관광객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대형 관광식당과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의 콘텐츠를 활용한 한류 전시관 등도 문을 연다.
HDC신라면세점은 아이파크몰에 들어선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자상가, 식당·커피숍 등과 통합 마케팅을 펼쳐 나가 ‘몰링(malling) 관광’이라는 신개념을 실현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상생과 화합에도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민자역사에 들어선 철도교통망을 활용해 호남 충청 강원 등 지자체와 관광 활성화에도 공조할 계획이다. 중국 관광객 유치로 되살아난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를 모델로 용산이 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하는 데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양창훈·한인규 공동대표는 “면세점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 전자상가 일대는 또 하나의 관광 클러스터로 거듭날 것”이라며 “관광산업의 외연 확대를 통해 전국 2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한류·관광 아우른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 청사진… 이부진·정몽규 ‘아이파크몰서 합작사 출범’
입력 2015-05-26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