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메르스 두려워 할 이유 없다

입력 2015-05-26 02:00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확진 환자가 3명으로 늘면서 메르스 예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르스는 2012년 6월 첫 인체 감염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확인됐다. 병원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후 증상 발현까지 잠복기는 2∼14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발열, 기침, 오한, 인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과 같이 독감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일부 환자는 중증으로 진행하면서 호흡부전,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당뇨나 암, 만성폐질환, 만성심장질환, 만성신장질환과 같은 만성 생활습관병을 갖고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

메르스의 전파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오만과 이집트의 경우 메르스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 항체가 낙타한테서 발견됐다. 카타르 지역에서도 메르스 환자가 접촉했던 낙타가 이 바이러스의 RNA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낙타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주요 숙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 발병자의 30%가 낙타와 직접 접촉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일반 감기치료처럼 눈에 보이는 증상 완화치료와 합병증을 막거나 늦추는 치료 위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메르스에 의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선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하고 2차 세균감염이 의심될 때는 항생제 처방도 필요하다. 신장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메르스는 사스와 유사한 경과를 밟는다. 사망 시 원인질환도 폐렴과 호흡부전증후군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사스는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말할 때 튄 침방울에 섞인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반면 메르스는 에볼라처럼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메르스는 단시간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일반 국민은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다만 당분간 중동지역 여행을 삼가되, 불가피한 경우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는 게 좋겠다. 또 위험지역 여행 후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병원을 방문, 적절한 검사 및 처치를 받도록 하자.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