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빛고을에서 열리는 전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를 빛낼 꿈에 부풀어 있는 두 스타가 있다. 광주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미녀 궁사' 기보배(27·광주광역시청)와 '도마의 신' 양학선(23·수원시청)이 그들이다. 둘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보배와 양학선은 광주U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금빛 과녁’을 쏴라=기보배에게 광주는 ‘제2의 고향’이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기보배는 초·중·고교를 경기도 안양에서 다녔다. 하지만 2006년 광주여대에 입학해 줄곧 광주광역시청 소속으로 뛰었다. 광주여대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광주U대회에서 ‘금빛 과녁’을 조준한다.
기보배는 2010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 한국 여자양궁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군림해 왔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2013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단체전과 혼성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했다. 당시 활 대신 방송 마이크를 잡았던 기보배는 “지난해 대표팀서 탈락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는 동료 선수들의 모습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4년 동안 태릉선수촌에서 피를 말리는 경쟁을 해 왔던 기보배는 자신을 돌아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와신상담한 그는 4월 20일 충북 보은에서 끝난 2015 양궁 리커브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올라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1년 만에 선수촌으로 돌아온 기보배는 이제 대표팀 막내에서 맏언니가 됐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경험했던 것을 동생들과 공유하고, 잘 이끌어 한국 여자양궁이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광주에서 U대회가 열리는 것만으로도 기쁜데 그 대회에 출전하게 돼 가슴이 뛰고 설렌다”며 “광주시민들과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기억에 남는 경기를 보여 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느닷없는 화살처럼 시련이 날아왔지만 기보배는 쓰러지지 않았고 제2의 전성기를 위해 시위를 힘차게 당기고 있다.
◇‘금빛 착지’ 보여줘=기계체조 남자도마의 양학선은 광주에서 태어나 광천초-광주체중-광주체고를 졸업한 ‘광주의 아들’이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 2011·2013 국제체조연맹(FIG) 세계선수권, 2013 카잔유니버시아드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은 늘 1인자였다.
그런데 그 역시 갑자기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주 종목 도마에서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난닝 광시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열린 2014 FIG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도마 결선에선 1, 2차시기 평균 14.416점으로 결선에 오른 8명 가운데 7위에 그쳐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한국체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양학선은 지난 23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펼쳐진 광주U대회 최종 선발전에서 총점 82.225점, 개인종합 4위로 총 5명에게 주어지는 출전권을 따냈다.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양학선1(양1·손 짚고 앞돌아 몸 펴 앞 공중 돌며 3바퀴 비틀기)’과 ‘양학선2(양2·손 짚고 옆 돌아 뒤 공중 돌며 3바퀴 반 비틀기)’를 시도했다. 1차시기에 시도한 ‘양1’은 비틀기 횟수는 정확했지만 마지막 착지 과정에서 몸을 천천히 풀린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도마 종목 세계 최강자답게 1위인 14.150점을 받았지만 양학선은 아쉬움이 컸다. 선발전 원칙은 1차시기 한 번이었지만 양학선은 번외 경기로 2차시기까지 뛰었다. 양학선은 2차시기에서 ‘양2’를 시도했다. 그러나 착지가 조금 불안했다. 광주U대회에선 완벽한 착지를 위해 비디오를 보며 실수 요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양학선을 지도했던 조성동 남자체조 전 대표팀 감독은 “광주U대회에서 양1과 양2(이상 난도 6.4)를 멋지게 성공시켜 지난해 부진을 씻고 화려하게 재기했으면 좋겠다”면서 “체조 선수는 과감하게 신기술을 시도해야 발전할 수 있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어떤 새로운 선수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기술에 안주하지 말고 난도 6.8인 양3도 완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기보배 “금빛 과녁 다시 정조준” 양학선 “도마 1인자 명예 꼭 회복”
입력 2015-05-26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