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남긴 결과는 참혹하다. 유명인들의 사건 사고 내막을 들여다보면 거짓말이 도사리고 있었다. 모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간 우리 사회는 유명 인사들의 거짓말로 점철된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나의 언행이 가져올 내일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참사의 연속이었다. 자신을 알리는 일보다 자신을 관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1990년대 후반 톱스타 유승준은 국민들에게 했던 군 입대 약속을 어겼다. 국적을 바꾸고 고국을 떠났다. 결과적으로 병역을 거부한 것이다. 2002년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거절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인터넷 방송을 통해 당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여전히 여론은 냉대했다. 자신의 경솔한 행동이 13년 동안 한국 땅을 밟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제보와 동시에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뉴스 제공 시스템은 이제 현실이 됐다. 빠르게 전해지고 확산되는 사건·사고에 대처하는 위기 대응 능력은 유명인들의 생명력과도 직결된다. 위기 대응 능력이라는 것이 권모술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가장 솔직하게 대응하는 것이 결국 가장 훌륭한 ‘리스크 매니지먼트’인 것이다. 솔직한 대응이 대중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정 여론도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 시대가 대중의 감시 체제 역할을 굳건히 하면서 그러한 의미도 퇴색됐다. 미디어와의 친분으로 적당히 눈감아 주는 시대가 막을 내린 지 오래다. 감당할 수 없는 위기로 콘텐츠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시대가 됐다.
이 정도의 거짓말이면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있겠다는 얄팍한 생각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홍보 전략이다. 미미한 거짓과 불온한 마케팅은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그 결과의 칼날은 매섭고 상처가 깊다. 완벽한 자기 관리는 사람의 ‘공감’이 수반되어야 한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
[문화공방] (4) 거짓말, 리스크 매니지먼트
입력 2015-05-25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