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득 늘었지만 지갑 안연다… 소비성향 사상 최저

입력 2015-05-23 02:34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정체됐다. 가계의 소비성향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취업전선에 나온 이들은 늘어난 반면 노후 걱정 등으로 번 돈을 쉽게 쓰지는 못하고 있어서다. 유가 하락으로 지출액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1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소득 기준으로도 2.0%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자 수가 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근로소득이 다소 증가한 영향이 크며, 기초연금 제도 확대로 이전소득도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계 지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50만2000원으로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은 72.3%로 2.1%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1분기 기준 최저치다.

집세와 관리비, 병원비, 담뱃값, 식비 지출은 늘었지만 의류 구입비와 통신비, 교육비 등 지출은 줄었다. 이로 인해 1분기 가계 흑자액은 101만5000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전체 가구에 대한 지니계수(소득분배 불평등도)는 전년과 동일한 0.302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소득 1분위(하위 20%) 계층 대비 5분위(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나타내는 소득5분위배율도 5.41배로 2006년(5.38배) 이후 최저치다. 소득분배 지표 개선에는 기초연금제 도입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기초연금 등으로 노년층 소득이 늘어서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