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건의료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종욱공공보건기념상’ 시상식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이 상은 ‘지중해빈혈국제연맹(TIF)’에 돌아갔다.
시상식을 주관한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은 “TIF는 말라리아모기에 의한 감염병의 일종인 지중해빈혈 예방과 치료에 앞장섰다”고 공로를 설명했다. TIF는 1986년 지중해 섬나라인 키프로스에서 시작된 비영리·비정부 민간기구다. 드물게 정부나 국제단체의 대규모 지원을 받지 않고 성장했다. 지중해빈혈은 적혈구와 헤모글로빈을 파괴해 심각한 빈혈 증상과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지중해 연안과 동남아, 중국, 인도 등에서 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8년 처음으로 환자가 보고됐다.
파노스 엥글레조스 TIF 이사회 의장은 “WHO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돼 25년 동안 우리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환자 권익 보호를 위한 사업에 상금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종욱기념상은 WHO와 KOFIH가 함께 만들었다. 공공보건 발전에 앞장선 개인이나 단체에 상금 10만 달러와 상패를 수여한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기구 수장이 된 고(故)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의 업적을 기리는 상이다. WHO가 매년 시상하는 11개 상 가운데 상금이 가장 많아 국제 보건의료계의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이수구 KOFIH 총재는 “이 전 사무총장은 과로로 숨지기 전까지 소아마비 박멸에 앞장서고 아프리카 에이즈 환자를 크게 줄이는 데 기여했다”며 “이 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KOFIH는 빈곤국과 재외동포,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한 보건의료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제네바=글·사진 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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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보건의료계 노벨상’ 이종욱공공보건기념상에 지중해빈혈국제연맹… 상금 10만달러
입력 2015-05-23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