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카드’로 당 수습·개혁 ‘두 토끼’ 잡을까… 새정치연합, 혁신기구위원장에 낙점

입력 2015-05-23 02:21

새정치민주연합이 22일 4·29 재·보궐 선거 전패 이후 당을 수습할 ‘혁신기구’ 위원장에 김상곤(사진) 전 경기도교육감을 낙점했다. 김 전 교육감은 위원장직 수락을 긍정 검토하고 있으며 24일 오전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 전 교육감이 혁신위원장이 되면 재보선 패배 이후 폭발하고 있는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된다. ‘김상곤 혁신위’의 성패는 계파 이해관계를 떠나 실질적인 당 쇄신을 얼마나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안철수, 조국 거쳐 결국 김상곤=문재인 대표는 21일에 이어 22일 오후에도 김 전 교육감을 만나 위원장직 수락을 설득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전 교육감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24일 오전 중에 확답을 주기로 했다”며 “이 당이 혁신할 의지가 굳게 서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곤 카드’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전 교육감을 추천한 배경에 대해 “누구보다도 두껍고 넓고 안정된 개혁 의지가 있는 분이며, 우리 당에서 걱정하고 있는 지역성도 고루 갖고 계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 전 교육감의 단독 위원장 체제로 기구 구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당초 혁신위원장으로 고려해 온 ‘안철수 전 공동대표 카드’가 무산된 뒤 조국 서울대 교수를 대안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당내 반대 여론이 적지 않자 조 교수는 거절 의사를 밝혔다.

김 전 교육감이 혁신위원장이 되면 일단 당 내분은 한 고비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내 갈등을 일시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혁신위원장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 나와 “이번에 혁신위원장을 맡는 분은 사실은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굉장히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외 설전은 계속=친노와 비노 간 공방은 이어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에 나와 혁신위원장 인선과 관련, “근본적인 쇄신은 구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지, 한두 사람 움직여서 틀을 바꿀 성격은 아니다”며 “책임과 혁신을 한 달 가까이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이 정권교체를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참으로 심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페이스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패권정치에 맞서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정치를 외쳤다”며 “저야말로 박근혜정부의 패권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우리당 내부의 패권주의를 우선 마감함으로써 새정치 새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친노 진영의 김용익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노에서 패권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모든 문제를, 심지어는 자기 자신과 자기 계파의 문제까지도 ‘친노 문제’로 돌리고 ‘친노’가 문제라고 핑계대려는 ‘친노 환원주의’가 가장 큰 문제”라고 반박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