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이 40%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가족 간 감염에 이어 가족 외 2차 감염까지 나타나 추가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바레인에 머물다 카타르를 거쳐 이달 초 귀국한 60대가 20일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고 그를 간병하던 부인과 같은 병실을 쓰던 70대 환자의 감염 사실이 하루 만인 21일 확인된 것이다. 보건 당국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자들 가족과 의료진 64명을 격리조치한 뒤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만일 이들 가운데 감염자가 나올 경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후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 이 중 465명을 사망케 한 신종 전염병이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이 아직 없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증상이 유사하나 치사율이 높고 전염성은 낮다고 한다. 당국이 지역사회에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이유다. 하지만 밀접하게 접촉한 가족이 아닌 같은 병실에서 4시간 정도 함께 있었던 남성까지 감염된 걸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염력이 약한 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검역 시스템이나 관리체계도 재점검해야 한다. 첫 감염자가 애초 알려진 바레인 외에 메르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도 방문한 적이 있다는 것을 당국은 뒤늦게 파악했다. 감염병 유행 지역 방문자가 병원 4군데를 돌며 치료받을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건 문제다. 당국이 진작 이 사실을 파악했으면 조기 격리조치를 통해 2차 감염은 막을 수 있었다.
이제는 추가 감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공항 검역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감염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은 경계해야겠지만 당국의 강력한 대처로 메르스 확산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일반인들은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사설] 검역·관리 시스템 강화해 메르스 확산 막아야
입력 2015-05-23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