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를 선포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지역과 관련해 크게 두 개의 구조로 이뤄집니다. 갈릴리와 예루살렘 사역이 그것입니다. 이 두 지역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가 받으신 고난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신앙인의 삶은 가르침을 실천함으로 완성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직접 받았지만 고난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서로 달랐습니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왜 고난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도 자신이 왜 고난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놓고 씨름을 벌였지만 결국 하나님의 뜻에 순종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이렇게 절규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그런데 이 절규 속에 하나님의 때가 숨어 있습니다. 이는 단번에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풀어놓으려는 구원의 시간이며, 하나님의 자기희생의 시간입니다.
이때를 위하여 하나님은 다른 어떤 종교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낮고 천한 땅에 오셨습니다. 또 생명을 회복시키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예수님마저도 괴로워했던 십자가의 죽음으로 하나님께서는 영광의 때를 준비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고난 속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때를 분별하지 못했고, 수용하지도 못했습니다.
제자들은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때보다 인간의 욕구를 채우려는 육신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회복하고 이스라엘의 왕이 되면 자신들도 높은 자리에 올라 명예와 권력을 마음껏 행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3년간 예수님을 따른 제자들의 의도는 욕망을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던 날에 모두 흩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어떻습니까. 신앙이 가져다 줄 축복만을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하나님이 승리하시는 때가 아닌 인간 승리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다녀왔습니다. 아랍 지역 최초로 설립되는 한국 개신교회 기공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UAE는 아랍에선 드물게 정부 승인 아래 기독교 예배가 허용되는 곳입니다. 미국 산부인과 의사 케네디 부부의 섬김과 헌신 덕에 그렇습니다. 케네디가 갔을 당시 아부다비의 영아사망률은 50%, 산모사망률은 30%에 달했습니다. 그는 아부다비 왕 자이드의 셋째 부인이 난산으로 생명이 위독할 때 무함마드 왕자와 어머니를 살려냈습니다. 무엇이든 주겠다는 왕에게 그는 “예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가 기독교 예배를 승인한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드린 한 의사 부부의 헌신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헌신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진실한 제자가 되라고 명하십니다. 신앙이란 욕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섬김의 삶을 시작하는 것임을 깨달으라 하십니다. 주님은 이를 위해서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 백성으로 거듭나서 세상을 섬기고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길 바랍니다.
박행신 목사(이천 현대교회)
[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때와 인간의 때
입력 2015-05-23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