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큰 교회 지향보다 큰 인물 되려 해야”… 한국 웨슬리언 교회지도자협 사무총장 양기성 목사

입력 2015-05-25 00:12
한국 웨슬리언 교회지도자 협의회 양기성 사무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공원로 국민일보 빌딩의 한 회의실에서 영국의 종교개혁자 웨슬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 웨슬리언 교회지도자 협의회 사무총장 양기성(62) 목사는 스스로 영국 종교개혁자 존 웨슬리에 푹 빠졌다고 했다. 한국 웨슬리언 교회지도자 협의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구세군대한본영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순복음) 등 웨슬리(1703∼1791)의 신학에 뿌리를 둔 6개 교단 소속 교회지도자 협의회로 2007년 설립됐다.

웨슬리는 성령을 체험한 뒤 평생 40만㎞를 돌아다니며 “세계는 나의 교구”라고 외치던 전도자이며 신학자였다. 또 공장과 은행, 병원, 학교를 세우고 여성 지도자를 양성하는 등 시대를 앞선 탁월한 선각자라는 평을 들었다.

양 목사는 서울신학대 대학원에서 웨슬리의 신앙과 삶에 대해 논문을 쓴 데 이어 현재 서울신대, 나사렛대,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미국 카우만대학원 등에서 웨슬리의 신앙과 삶을 가르치고 있다. 또 웨슬리 같은 행정 전문가가 되기 위해 서울신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대전 한남대와 청주대 대학원에 입학해 행정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충북 청주에 뉴월드교회를 개척해 34년간 시무하면서 9번 청빙을 받았지만 웨슬리처럼 욕심을 내지 않겠다며 거절했고 고아원을 세워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돌본 웨슬리를 본받아 어머니가 경기도 용인에 세운 보육원 ‘하희의 집’의 지도 목사로 섬기고 있다.

어린 시절 양 목사의 꿈은 외교관이었다. 하지만 고 1때 성령을 체험하고 목회자가 됐다. “한 부흥사가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고 해서 며칠간 철야를 했는데 성령체험을 했다”며 “그날이 웨슬리가 성령을 받은 1738년 5월 24일과 날짜가 같은 1970년 5월 24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서울신대에 입학해 ‘동양에서 웨슬리의 1인자’로 꼽히는 조종남 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웨슬리 같은 목회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양 목사는 2003년 5월 미국에서 웨슬리 탄생 300주년 기념 웨슬리언세계학술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2007년 웨슬리언 교회지도자 협의회를 창립했다. 협의회를 통해 두 달에 한 번씩 전국 교회와 대학을 순회하며 국내 웨슬리언 선교대회를 28차까지 열었고, 격년제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국제학술대회를 4차까지 개최했다. 앞으로 ‘웨슬리 어워드’ 수여 및 장학사업도 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만난 그는 “웨슬리는 예수를 본받은 참 목사로 경건하고 희생적인 삶을 통해 영국의 교회 사회 국가를 개혁하고 발전시켰다”면서 “웨슬리의 신앙과 삶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지성주의가 판을 치고 부정부패가 심각하며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데, 이는 웨슬리가 종교개혁을 했던 영국과 상황이 비슷하다”면서 “웨슬리를 롤모델로 삼아 한국사회를 변혁시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 목사는 웨슬리의 신앙을 본받기 위해서라도 한국교회의 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웨슬리는 천국과 지옥에 가는 문제가 아니라면 연합하라고 했다”며 “웨슬리는 철저히 기득권과 욕심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양 목사는 “한국의 목회자들이 이를 본받아 큰 교회를 지향할 것이 아니라 큰 인물이 되고자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