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일 만에… 사자, 니퍼트 사냥

입력 2015-05-22 03:10
삼성 라이온즈는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프로야구 최고의 강팀이다. 그런데 딱 한 명에게는 한없이 약했다. 바로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였다. 그만큼 삼성은 니퍼트에게 처절하게 당했다. 니퍼트가 한국 무대에 데뷔한 2011년 이후 20일까지 그가 마운드에 오른 경기에서 1승13패라는 참혹한 성적을 거뒀다. 니퍼트의 삼성 경기 평균자책점은 2.33이었다.

그랬던 삼성이 천적을 넘어서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니퍼트를 격파하고 6대 1로 승리했다. 니퍼트는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삼성이 니퍼트에게 패배를 안긴 것은 2012년 8월 18일 잠실 경기 이후 무려 1007일 만이다.

니퍼트 격파의 선봉장은 왼손 선발투수 장원삼이었다. 장원삼은 두산 타선을 6⅔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요리하며 시즌 4승(4패)째를 챙겼다. 타선에선 구자욱이 투런포를 터트리며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이날 경기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야구장을 찾아 팀 승리를 지켜봤다. 삼성 관계자는 “병원에서 TV로 중계를 지켜보다가 선수들이 열심히 잘하기에 응원하러 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11일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보러 잠실구장에 오는 등 여러 차례 야구장을 찾았지만 홍 관장이 야구장에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한화 이글스는 SK 와이번스를 7대 1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5할 승률에 하루 만에 복귀했다. 반면 SK는 선두 자리를 하루 만에 삼성에 내줬다. 한화는 SK 선발 고효준을 상대로 1회초에만 김경언과 김회성의 홈런을 포함해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LG 트윈스는 넥센에 4대 3으로 승리하며 넥센전 5연패의 사슬을 힘겹게 끊었다. LG는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에 터진 최경철의 천금같은 적시타로 승리를 거뒀다. 롯데 자이언츠는 KIA 타이거즈에 4대 2 역전승을 거두며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NC 다이노스는 kt 위즈를 5대 2로 꺾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는 1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대호는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 1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대 6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호는 연속 안타 기록을 17경기로 늘렸다. 홈런은 11호째다. 시즌 타율은 0.311에서 0.323(155타수 50안타)으로 1푼 이상 올랐다. 한신 타이거스의 마무리 오승환(33)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2-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켰다. 시즌 13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은 평균자책점을 1.59에서 1.50으로 떨어뜨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