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폭발하면… 죽음의 재, 南 11조 피해

입력 2015-05-22 02:24

활화산인 백두산 화산폭발 시 최악의 경우 화산재로 인해 남한 지역에서만 최대 11조원이 넘는 직간접적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화산폭발 8시간 후에 강원도를 시작으로 화산재가 유입되고 48시간 후에는 전남 서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안전처는 21일 부산대 지구과학교육학과 윤성효 교수 연구팀에 의뢰한 ‘화산재해 피해예측 기술개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윤 교수팀은 2012년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2년6개월간 연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두산이 화산폭발지수(VEI) 5단계 이상의 대폭발이 발생하고 북동풍이 부는 특수한 상황일 때 남한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만약 VEI-7로 백두산이 폭발하고 북동풍이 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남한의 농업 분야 직접 피해액은 4조5189억원, 간접 피해까지 합친 총 피해액은 약 11조18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VEI는 화산폭발 규모를 상대적으로 정량화한 지수로 0∼8단계로 구분되며 1단계가 높아질수록 화산 쇄설물의 양은 10배로 뛴다. 2만6500년 전 뉴질랜드의 타우포 화산 폭발이 가장 최근의 8단계 폭발이다. 7단계는 1만2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 등 최근 1만년 이내에 5차례 발생했다. 946년 백두산과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은 6단계였고, 1세기 폼페이 멸망을 초래한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은 5단계였다.

백두산이 7단계 강도로 폭발하고 북동풍이 불면 강원도와 경북에는 화산재가 최고 10.3㎝까지 쌓일 것으로 예상됐다. 7단계 폭발 시 화산재는 상공 25㎞ 이상까지 치솟는다.

화산 폭발로 지진이 발생하면 500㎞가량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까지 10층 이상 건물에 영향을 미쳐 외벽과 창문이 파손되는 등 서울에서만 130억원의 재산피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포함한 직간접적인 전체 피해 규모는 11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안전처는 그러나 한반도에 북동풍이 부는 건 늦봄과 초여름 30일정도이며 백두산이 VEI-7 정도로 폭발하는 건 확률적으로 매우 낮다고 밝혔다.

정길호 안전처 지진방재과장은 “연구 결과와 같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범정부적으로 화산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