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26.3%가 개신교인… 불교·천주교 크게 앞질러’ 보도 교계 반응

입력 2015-05-22 00:18

‘서울시민의 26.3%가 개신교인이며, 불교인(10.6%)과 천주교인(9.4%)을 크게 앞질렀다’ 국민일보 보도(5월 21일자 25면 참조) 이후 한국교계의 반응이 뜨겁다. 교계 인사들은 한국교회가 자신감 있게 ‘반기독교 프레임’을 깨고 본연의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신감 갖고 공적 신뢰 회복에 주력해야=서울시 통계를 적용하면 서울시민 1009만4800여명 중 개신교인은 265만4930여명이며, 불교인은 107만여명, 천주교인은 94만8910여명이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국장은 “서울시민의 26.3%가 개신교인이라는 국민일보 보도는 무척 고무적이며 놀랍다. 한국교회에 적잖은 희망을 줬다”면서 “이제는 겸손하게 한국교회의 좋은 이미지를 구축할 때”라고 말했다. 박정식 서울 북아현성결교회 사모도 “병원이나 아파트 전도를 나가면 개신교인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불교인이 개신교인보다 많다는 소문에 의문이 있었는데 국민일보 보도로 궁금증이 풀렸다”고 반겼다.

신학자와 전문가들은 서울시 개신교인이 2007년부터 8년 간 25∼27%를 유지하며 종교분포에서 1위를 고수한 만큼 자신감을 갖고 공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명수 서울신대 한국교회사 교수는 “개신교인의 이동이 크게 없었다는 것은 소속 교회만큼은 신뢰했다는 뜻”이라며 “이제는 한국교회라는 거대 공동체의 공적 신뢰를 회복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도 “사회적으로 한국교회가 ‘무조건 잘못한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와중에 교계 일부 인사들이 ‘무조건 우리 잘못’이라며 불필요한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서울시민의 다수가 개신교인으로 밝혀진 만큼 반기독교 여론을 바로잡는데 힘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위기감 바로잡고 젊은층 안아야=한국교회 안에 잘못 형성된 위기감을 바로잡고 신앙전수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상진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교수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를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로 잘못 인식했으며, 위기감과 패배감에 빠졌다”면서 “이런 패배의식을 털어내고 한 생명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통계 수치상 젊은층이 많다고 하더라도 탈종교화라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청소년, 청년층의 교회 이탈과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는 현상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내실 있는 신앙전수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신현욱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성도들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등 이단세력이 인터넷팀을 운영하며 교회와 목회자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의 종교편향적 행정을 바로잡고 타 종교의 공격을 지혜롭게 막아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윤성원 서울 삼성제일교회 목사는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에 불과한 불교 표를 생각해서인지 26%의 개신교인 정서를 무시한 채 봉은사역명 제정을 강행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신 구청장과 박 시장의 정치 생명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병희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은 “통계자료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불교계가 강남의 대형교회 건축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미션스쿨의 신앙교육을 반대했던 이유를 유추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이제 비판의 본질을 꿰뚫고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