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시즌에 류현진(28·LA 다저스)이 뛰는 경기를 볼 수 없게 됐다. 류현진이 22일(한국시간) 수술대에 오른다.
다저스 구단은 21일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한다”면서 “그의 어깨 상태를 점검해 온 구단 주치의 닐 엘라트레체 박사가 수술을 집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시즌을 접게 됐다.
어깨 부상 상태가 생각보다 가벼우면 연골 일부를 살짝 깎아내는 등 ‘청소(클린업)’로 수술을 마칠 수 있다. 이럴 경우 보통 6개월 후 캐치볼을 시작해 내년이면 마운드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어깨 연골이 찢어졌거나 어깨 힘줄에 문제가 생겼다면 선수 생명을 건 수술이 될 수 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 재활 과정을 거치면 예전의 구속을 회복하는 것과 달리 어깨 수술은 그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앞서 국내에서도 손민한(40)과 박명환(38·이상 NC 다이노스)이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지만 나란히 긴 재활에 매달렸고, 강속구를 잃어버린 사례가 있다. 그래도 수술을 집도하는 엘라트레체 박사가 미국 정형외과 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의사라는 점은 다행이다. 그는 미국 정형외과 주간지가 선정한 미 최고의 스포츠 의학 전문가 19인 중 1명이다. 류현진은 수술 후 다저스 구단의 일정에 따라 4주 정도의 안정을 취한 뒤 상태에 따라 재활 기간을 결정한다.
류현진이 수술대에 오른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한국에서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한 탓이라는 주장이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 전까지 7시즌 동안 매년 평균 181이닝(총 1269이닝) 이상을 던졌다. 정규리그 후에는 국제대회에 쉼 없이 불려갔다. 그러나 4일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5일 로테이션 등 달라진 환경과 빡빡한 일정 때문이라는 반박도 만만찮다.
류현진은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잃게 됐다. 그는 2012년 12월 다저스와 6년 간 총액 3600만 달러에 계약할 당시 성적에 따른 여러 가지 추가 조건을 내걸었다. 매년 170이닝 25만 달러, 180이닝 25만 달러, 190이닝 25만 달러, 200이닝 25만 달러 등 투구 이닝에 따른 보너스도 포함됐다.
특히 5년 동안 750이닝 이상 던지면 6년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바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 out)’ 조항도 있다. 그러나 수술이 확정되면서 이런 ‘대박’의 꿈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저스도 선발 로테이션이 헝클어져 비상이 걸렸다. 팀 3선발로 뛴 류현진은 두 시즌 동안 클레이턴 커쇼, 잭 그레인키와 더불어 다저스의 막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와 검증이 되지 않은 카를로스 프리아스와 마이크 볼싱어 등이 류현진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돈 매팅리 감독은 “여러 상대에 맞서기 위한 여러 가지 무기 중 하나를 잃은 셈”이라며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LA 타임스는 “두 손을 모으고 열심히 기도를 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구석에서는 기도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할 때가 있다”고 보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힘내 류, 더 강해질거야… 오늘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
입력 2015-05-22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