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체리·랍스터 모셔라”… 전세기까지 띄운 대형마트들

입력 2015-05-22 02:43
홈플러스 서울 월드컵점에서 20일 모델들이 미국에서 전세기로 들여온 체리를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대형마트들이 신선한 랍스터, 체리, 주꾸미 등을 들여오기 위해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항공 운송이지만 대량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다.

홈플러스 서울 월드컵점을 찾은 김현숙(55·여)씨는 21일 싱싱한 체리 한 박스를 샀다. 김씨는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체리가 지난해보다 싸진 것 같다”며 좋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8800원에 팔았던 체리 450g을 올해는 7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체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15%가량 낮아진 것은 전세기를 동원해 대량으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남성민 홈플러스 과일 바이어는 “선도에 민감한 체리는 대량으로 들여오면 소진하기 어려워 그동안 전세기로 들여온 적이 없었지만 이번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000t을 수입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체리 매출은 2013년 45% 신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0%까지 급증했다.

롯데마트는 미국 현지에서 항공 직송한 활(活)랍스터를 27일까지 시중가보다 30%가량 싸게 판매한다. 신호철 롯데마트 수산상품기획자는 “3개월 전부터 랍스터의 산지 시황을 파악해 물량을 대량 확보했다”고 말했다. 캐나다산 랍스터는 관세가 13.3%인데 비해 미국산 랍스터는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4%로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미국산 랍스터 대량 구매로 원가를 5∼10%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측은 “국산 봄꽃게철이 막바지에 이르러 대체 먹거리로 수입 갑각류를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급 수산물인 랍스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생물 주꾸미와 관자살을 태국에서 주 3∼5회 항공 직송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김상민 이마트 주꾸미 바이어는 “태국 현지 조업 시점으로부터 마트에 들어오는 데 2∼3일밖에 소요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살아 있는 신선한 주꾸미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도 싸다. 100g당 1180원으로 국산 주꾸미의 3분의 1 수준이다. 봄철 특별세일 행사 기간인 27일까지 100g당 990원에 할인 판매한다. 1주일에 세 번 들어오는 관자살 가격도 국내산의 3분의 1 수준이다. 태국 태풍의 영향으로 지금은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곧 수입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