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신선한 랍스터, 체리, 주꾸미 등을 들여오기 위해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항공 운송이지만 대량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다.
홈플러스 서울 월드컵점을 찾은 김현숙(55·여)씨는 21일 싱싱한 체리 한 박스를 샀다. 김씨는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체리가 지난해보다 싸진 것 같다”며 좋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8800원에 팔았던 체리 450g을 올해는 7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체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15%가량 낮아진 것은 전세기를 동원해 대량으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남성민 홈플러스 과일 바이어는 “선도에 민감한 체리는 대량으로 들여오면 소진하기 어려워 그동안 전세기로 들여온 적이 없었지만 이번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000t을 수입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체리 매출은 2013년 45% 신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0%까지 급증했다.
롯데마트는 미국 현지에서 항공 직송한 활(活)랍스터를 27일까지 시중가보다 30%가량 싸게 판매한다. 신호철 롯데마트 수산상품기획자는 “3개월 전부터 랍스터의 산지 시황을 파악해 물량을 대량 확보했다”고 말했다. 캐나다산 랍스터는 관세가 13.3%인데 비해 미국산 랍스터는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4%로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미국산 랍스터 대량 구매로 원가를 5∼10%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측은 “국산 봄꽃게철이 막바지에 이르러 대체 먹거리로 수입 갑각류를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급 수산물인 랍스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생물 주꾸미와 관자살을 태국에서 주 3∼5회 항공 직송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김상민 이마트 주꾸미 바이어는 “태국 현지 조업 시점으로부터 마트에 들어오는 데 2∼3일밖에 소요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살아 있는 신선한 주꾸미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도 싸다. 100g당 1180원으로 국산 주꾸미의 3분의 1 수준이다. 봄철 특별세일 행사 기간인 27일까지 100g당 990원에 할인 판매한다. 1주일에 세 번 들어오는 관자살 가격도 국내산의 3분의 1 수준이다. 태국 태풍의 영향으로 지금은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곧 수입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기획] “체리·랍스터 모셔라”… 전세기까지 띄운 대형마트들
입력 2015-05-22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