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로맨스릴러’의 향연입니다. 월화드라마 tvN ‘식샤를 합시다2’(식샤2·사진 위), 수목드라마 SBS ‘냄새를 보는 소녀’(냄보소·가운데), 금토드라마 JTBC ‘순정에 반하다’(아래)까지 로맨스와 스릴러를 절묘하게 결합한 드라마들이 일주일 내내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냄보소’는 냄새를 보는 초감각 소녀와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 형사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순정에 반하다’는 냉혈남이 새 심장을 얻고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이 된다는 내용이죠. 왠지 달달함만 가득할 것 같은 두 작품의 공통점은 섬뜩한 악역에 있습니다.
‘냄보소’에선 연쇄 살인마 남궁민이, ‘순정에 반하다’에선 야망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윤현민이 등장합니다. 핑크빛 분위기가 펼쳐지다가도 두 사람만 출연하면 손에 땀을 쥐게 되는 게 묘미입니다. 20일 방송된 ‘냄보소’는 남녀 주인공이 결혼하는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전개됐습니다. 이때 죽은 줄 알았던 남궁민이 신세경을 납치하면서 시청자의 혼을 쏙 빼놓았죠. 인터넷에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달달해서 그런지 긴장돼서 그런지 모르겠다”는 후기가 줄을 이었습니다.
‘식샤2’는 ‘먹방’ 드라마입니다. 주인공들의 식생활을 중심으로 소소한 에피소드가 펼쳐지는데요. ‘식샤2’는 이전 시리즈보다 로맨스와 스릴러 코드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옥탑방에 사는 이주승의 정체를 두고 추측이 이어지고 있죠. 이주승은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며 눈물 흘리다가도 갑자기 살기어린 눈빛을 띠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여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지난해 안방극장을 장악한 건 서스펜스 드라마였습니다. ‘빅맨’ ‘골든크로스’ ‘쓰리데이즈’ ‘갑동이’ 같은 쟁쟁한 작품들이 등장했는데요. ‘프리즌 브레이크’ ‘로스트’ ‘셜록’ 등 서스펜스 해외 드라마가 줄줄이 국내에 소개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에는 ‘러브라인이 없으면 망한다’는 설이 있는지 의심될 만큼 사랑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으니까요.
로맨스릴러는 다양한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진화한 장르입니다. SF판타지에 멜로, 코믹, 액션, 스릴러까지 섞은 SBS ‘별에서 온 그대’가 원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재벌, 출생의 비밀, 지겨운 삼각관계도 스릴러가 더해지니 맛이 다릅니다. 배우의 폭넓은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죠. 어쩌면 우리나라 드라마를 대표하는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먹방·로맨틱 분위기가 순식간에 긴장모드로… 요즘 안방극장, 로맨스릴러 대세
입력 2015-05-22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