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방송인 최형만이 신간 ‘북세통’(베가북스)을 출간했다. ‘인생불패 희망 메시지’를 담아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북세통은 북(책)으로 세상과 통한다는 의미다.
개그맨으로서의 인기와 돈 그리고 사랑 등에서 무참히 패배한 삶 속에서 최형만을 지탱해준 것은 바로 책이다. 그는 힘들고 어려운 시절 도피하듯 도서관을 찾았다. 그때 만난 책 속에서, 위기의 순간을 이겨낸 수많은 영적 거인들과 신앙 선배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책을 통해 깨달은 하나님의 뜻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최형만은 “책 속에 미래를 바꿀 인생의 답이 있다고 굳게 믿고 거친 세상 속에서 상처 받고 흔들리는 이들은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인생의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책을 쓰기 위해 4개월간 100권의 책을 정독했다는 저자는 이훈범 작가의 ‘세상에 없는 세상 수업’에 나오는 ‘날라리 벌’ 얘기를 들려줬다. “꿀벌들의 95%는 동료 꿀벌들과 함께 움직입니다. 그들의 결정은 다수결이 아닌 만장일치로 이루어지는데요. 수확이 가장 많을 것 같은 꽃 무리 숲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집단을 따르지 않는 날라리 벌이 있습니다. 반항적 성향을 지닌 5%의 이 벌들은 집단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합니다. 왜 그럴까요?”
최형만은 오른 손을 치켜세우고 목소리를 높였다. 날라리 벌들은 꽃가루나 꿀도 집단이 아닌 자기 입맛에 맞는 걸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빈둥빈둥 노는 것 같지만 그들은 어느 날 어느 벌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장소를 찾아 날아간다고 했다. 때로는 그 거리가 20㎞가 넘을 때도 있다고 했다.
“꽃 무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죠. 기존의 꽃에서는 더 이상 수확할 꿀이 없어 꿀벌 집단이 굶게 생겼을 때, 멀리 떠났던 이 ‘날라리 벌들’이 극적으로 돌아와 진가를 발휘합니다. 자신들이 새로 발견한 꽃 무리의 위치와 규모를 알리는 ‘8자춤’을 의기양양하게 추면서 말입니다. 이들 덕분에 꿀벌 집단은 기아와 양육 실패의 재앙을 모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이야기 입니까.”
저자는 우리 인간 사회에도 ‘날라리 벌’ 같은 사람들이 수 없이 존재한다고 했다. 외국인으로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를 들었다. 그는 “이 시대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성공 후의 잡스만을 닮고 싶어 하지 그의 입양 경험, 대학 중퇴, 가난과 고생은 피하고 싶어 한다”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도피하는 것은 ‘날라리 벌’이 아니며 당장 괴롭다고 달아나는 것도 ‘날라리 벌’이 아니다”고 밝혔다.
“세상을 바꾸는 ‘날라리 벌’도 있지만 사회에 도움이 안 되는 ‘날라리’도 있지요. 날라리 벌은 세상을 살기 좋게 만들지만, 날라리는 세상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날라리 벌은 끊임없이 혁신을 내놓지만, 날라리는 자꾸 쾌락을 내놓지요. 날라리 벌은 생명의 ‘독침’(讀針)을 쏘지만, 그냥 날라리는 죽음의 독침(毒針)을 쏩니다.”
저자는 1987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대표 출연 방송으로는 ‘랄랄라 선생님’, ‘네로 25시’, ‘폭소클럽, 돌 강의’, ‘아침마당, 가족이 부른다’ 등이 있다. 단국대학교와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거쳐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창조경영 MBA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20대 후반 지인에게 사기를 당한 후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의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해 폭음에 빠져 지내다 음주운전으로 방송국에서 퇴출당하기까지 한다. 어느 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한 방송국 선배의 죽음(자살)을 보고, 감당하기 힘든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 책을 찾는다. 이후 매일 도서관에 틀어박혀 성경과 신앙서적을 접하면서 깨어남과 깨달음을 경험하게 된다.
저자는 방송계에서 ‘책 읽는 개그맨’으로 유명하다. 중년기 자신을 다시 시작하는 ‘갱(更)’년기라 부르며 독서와 공부를 통해 또 다른 인생의 비전을 찾고 있다. 내 생애 가장 잘한 일이 ‘독서를 선택한 것’라고 하며 모든 사람들이 책 속에서 자기 인생의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북(BOOK)토피아’를 꿈꾼다.
최형만은 유머를 주제로 한 웃음 넘치는 소통과 유머 강의로 매일매일 바쁘지만,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목동에 있는 작은 교회에 다니며 일상의 은혜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저자와의 만남-방송인 최형만] “쓰러질 때마다 나를 지탱해 준건 책과 신앙”
입력 2015-05-23 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