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 후보 황교안] 우정은 잠시 접자… 이종걸, 황교안에 “김기춘 아바타” 맹공

입력 2015-05-22 02:30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21일 ‘김기춘 아바타’라고 맹공을 날린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그의 40년 지기 친구다.

둘은 경기고 72회 졸업동기이자 성균관대 입학 동기다. 시쳇말로 ‘뺑뺑이(고교평준화) 세대’가 시작되기 전 시험을 치르고 경기고에 입학한 마지막 기수다. 둘은 고교 시절 같은 반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성대 진학 후 서울대 법대로 다시 들어가 둘의 대학 졸업장은 다르다.

황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3기, 이 원내대표는 20기로 법조인이 된 뒤 각각 ‘공안검사’와 ‘민변 변호사’라는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그러나 우정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정부 당시 황 후보자가 수차례 검사장 승진인사에서 누락됐을 때 이 원내대표는 “옷 벗지 말고 조금만 더 견뎌라”고 위로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2013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당 소속 청문위원들에게 황 후보자를 잘 봐 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후 이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사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독재타도) 유인물을 뿌리고, 법조인이 되고 나서도 공안통치에 대항하는 민변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황 후보자와는 살아온 길이 달랐다”며 “강 대 강으로 부딪히면서 싸울 건 싸우고 했지만 인간 자체를 미워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는 착하고 자기성찰적 신앙을 중심으로 사는 친구”라며 “축하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이 시대의 총리는 국민을 통합·위로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총리여야 한다”며 “공안 방식의 사고로 점철된 분을 총리로 한 것은 틀렸다. 이 시대의 총리로서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사법연수원 당시 황 후보자에게 수학(受學)했던 인연이 있는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교수로서는 굉장히 점잖은 분이었지만, 공사 구분을 할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까지는 참을 만했지만, 엉뚱한 사람을 총리에 갖다 놨다”고 혹평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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