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앞 다퉈 ‘야(夜)시장’ 개설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 손님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르면 오는 9월쯤 대구 서문시장에 다양한 먹거리와 생필품을 파는 야시장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서문시장은 최근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특성화사업’(글로벌 명품시장)에 선정돼 3년간 50억원(국비 25억원)을 지원받게 됐고 이에 대구시와 상인들이 야시장을 열기로 했다.
중소기업청 공모사업인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된 대구 교동시장에도 야시장이 생긴다. 상인들은 대구 중구와 함께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시장 내 교동1길 200m 구간을 전통 야시장으로 개설할 예정이다.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먹거리 이동판매대 30여개를 비롯해 의류, 가전 등 기존 상가 점포 30여곳이 불을 밝힐 예정이다.
다른 지역 기초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야시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침체된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22일까지 야시장 활성화 사업 참여 기초단체 2곳을 모집하기로 했다. 정부의 지원으로 야시장을 열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강원 춘천·강릉·동해시(중앙·성남·동쪽바다중앙시장), 충남 천안시(남산중앙시장, 천안역공설시장), 울산 중구(중앙전통시장) 등 5개 기초단체가 신청을 마친 상태다. 특히 울산 중앙전통시장은 지난해 탈락하고 올해 다시 신청을 했다. 다른 기초단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경기도, 대전 등지에 있는 기초단체에서도 문의가 왔다”며 “마감이 끝나면 지난해와 비슷하게 30곳 이상에서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 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초단체들이 야시장에 사활을 거는 것은 앞서 야시장으로 성공을 거둔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사진)과 전북 전주 남부시장의 영향이 크다. 행자부가 2013년 처음 야시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깡통시장과 남부시장을 선정했고 깡통시장은 2013년, 남부시장은 지난해 야시장을 열었다. 야시장의 효과는 대단했다. 다양한 먹거리 등으로 인기를 얻은 깡통시장은 야시장 개설 후 점포 매출액이 25% 정도 늘었다. 전주한옥마을 방문객들을 야시장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한 남부시장은 하루 평균 70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두 시장의 성공 사례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지난해 행자부 야시장 활성화 사업 공모에는 전국 31개 기초단체가 신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선정된 충남 부여군(부여시장), 전남 목포시(자유시장), 경북 경주시(중앙시장)에는 올해 말 야시장이 생길 예정이다. 김광석 거리로 유명한 대구 방천시장은 올해 야시장 개설을 준비 한 뒤 내년 야시장 활성화 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기도 광주시의회는 최근 부평깡통야시장을 견학하는 등 경안시장 야시장 개설을 준비 중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지자체들 夜시장 살리기 횃불 들다… 전통시장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자 역할
입력 2015-05-22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