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 후보 황교안] 野 “장관 자리도 물러났어야 할 분” 일전 예고

입력 2015-05-22 02:27
새정치민주연합은 21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거세게 반발했다. 당 대표·원내대표, 대변인단이 연이어 황 후보자 지명에 대해 “수첩인사” “공안 총리”라고 혹평하며 청문회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정국 경색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황 장관을 총리로 내정, 공안통치에 나서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국민통합형 총리를 원했던 국민 바람도 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황 후보자를 향해 “국정원 대선 댓글 사건 때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간첩증거 조작 사건으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하는 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책임자이자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과 친박 비리게이트 수사가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르도록 만든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법무부 장관에서도 물러났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인 2013년 11월과 지난해 2월 2차례나 해임건의안을 냈다. 황 후보자가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하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 낙마를 유도했다는 이유였다. 두 건 모두 기한 경과로 폐기됐지만, 황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황 후보자가 내각을 이끄는 총리가 되면 정국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새정치연합은 인사청문회에서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청문위원 구성 대책에 벌써 들어갔다”며 “지난번 2번이나 해임건의안을 냈던 그때의 심정으로 아주 철저히 인사청문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며 “당시엔 여러 부처 장관이 동시에 청문회를 한 데다 흠 많은 다른 후보자들 때문에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황 후보자의 병역 문제, 전관예우 문제도 쉽게 넘어갈 만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황 후보자 지명에 대해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만큼 국무총리에 적합한 인물이라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우리 사회를 청렴한 사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황 후보자는 그런 역할을 충실히 잘할 사람으로서 아주 잘된 인사”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황 후보자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 모르나 잘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해선 “청문회 과정에서 별 문제 없이 잘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황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헌법 가치를 지키고 법질서를 세우는 데 앞장서 왔다”며 “검사로 재직할 당시에도 소신 있는 수사와 청렴함으로 법조계의 두터운 신망을 얻어왔다”고 평가했다.

임성수 김경택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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