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사정·개혁’ 구원등판… 朴대통령, 새 총리 후보 지명

입력 2015-05-22 02:21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1일 인선 발표 직후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면서 두 손을 모은 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황 후보자는 “엄중한 시기에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천=김태형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임기 반환점 이후의 정치개혁을 주도할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황교안(58) 법무부 장관을 지명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의 총리 전격 발탁은 법과 원칙을 기반으로 한 고강도 정치개혁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계속된 인사실패 위기를 상쇄시킬 박근혜정부 구원투수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완구 전 총리 사퇴 이후 2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그를 정점으로 집권 후반기 대대적인 부정부패 척결은 물론 강도 높은 정치 및 사회 각 부문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황 후보자에 대해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 등 검찰 내 주요 보직을 거쳤고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 장관 직무를 수행해오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새 한국을 만들고 정치개혁을 이룰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의 현실은 경제 재도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과거부터 지속돼온 부정과 비리,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지난달 이후 박 대통령이 계속 강조해온 정치개혁을 믿고 맡길 최상의 카드라는 얘기다. 김 수석은 또 황 후보자에 대해 “조용하고 철저하고 단호한 업무 스타일에 국정을 수행하는데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과 난관을 해결하는데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황 후보자는 2013년 2월 박근혜정부 초대 내각 멤버로 출발, 2년3개월의 장관 재직기간 업무를 무난히 수행해 왔다. 특히 정무판단력이 뛰어나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법무부 장관 재임시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야당은 그러나 황 후보자 지명을 놓고 본격적인 사정(司正) 및 공안(公安) 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강력 반발,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이 황 장관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노골적인 공안통치 선언”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혹평했다.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에게 정말 큰 실망”이라며 “대통령에게 국민통합 의지가 그렇게도 없는 것인지, 또 사람이 그렇게 없는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황 후보자를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만큼 총리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남혁상 최승욱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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