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수오 건강기능식품 인정과정 자료 공개하라

입력 2015-05-22 00:51
가짜 백수오는 물론 진짜 백수오의 효능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백수오는 갱년기 장애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의학계에서 그 효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제시돼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게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수오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하는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백수오의 갱년기 증상 완화 효능에 관한 임상시험 논문은 단 2편밖에 없다. 2003년과 2012년 국내와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이다. 백수오 당귀 등 복합추출물을 폐경기 여성들에게 투여했더니 증상이 호전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대한가정의학회가 이들 논문을 검증한 결과 임상적 근거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 수가 적은 데다 백수오를 단독으로 사용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인 내츄럴엔도텍 관계자가 두 논문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내츄럴엔도텍이 2010년 식약처로부터 ‘백수오=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도 자문기구인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는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에 대해 지표 성분의 부적합 등을 이유로 자료 보완을 요구했다. 그런데 식약처가 심의위 재심의도 거치지 않은 채 업체 자료만 추가로 받아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했다. 자문기구 의견을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어떤 근거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업체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구린 데가 있지 않고서야 근거자료를 내놓지 않을 까닭이 없다. 모종의 검은 커넥션이 의심된다.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백수오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했다면 심각한 문제다. 정부가 국민을 속인 셈이니 말이다. 식약처가 자료 공개를 계속 거부한다면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검찰이 나서는 수밖에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