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메르스 환자 발생… 부인도 양성

입력 2015-05-21 04:12
신종 바이러스성 질병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데 이어 이 환자의 부인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환자와 병원 2인실에 함께 입원했던 다른 환자에게서도 발열 증세를 확인하고 검사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일 바레인에서 귀국한 A씨(68)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또 A씨를 간병한 부인에 대한 유전자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메르스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A씨의 부인은 앞서 가벼운 호흡기 증상을 보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아울러 A씨가 지난 15∼17일 입원한 모 병원에서 2인실을 함께 쓴 남성 환자 B씨(76)에 대해서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는 중이다. B씨는 이날 오전부터 발열 증세를 보였다. A씨와 그의 부인, B씨는 모두 현재 국가지정 입원치료 격리병상으로 옮겨진 상태다.

메르스는 5일가량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급성 호흡기질환 증상을 보인다. 폐 감염이나 급속한 신장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증상이 비슷하다. 사스보다 치사율(30∼40%)은 높고, 전염성은 낮다.

A씨는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바레인에 체류하면서 농작물 재배와 관련된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를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고,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다. 입국 7일 후 발열 및 기침 등 증상이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거친 3개 병원의 의료진에게선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A씨가 현재 고열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생명이 위급한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