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성남 ‘골리앗’ 광저우 에버그란데 잡았다

입력 2015-05-21 04:29
20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성남FC-광저우의 경기. 종료직전 페널티킥으로 2대 1 결승점을 뽑은 성남의 김두현이 양팔을 벌린 채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외국인 선수 세 명의 이적료만 해도 500억원이 넘어간다. 하지만 꼴찌 팀이 1위를 잡을 수 있는 것이 축구다. 축구의 묘미를 보여 주겠다.”

가난한 시민구단 성남 FC의 김학범 감독은 아시아 최고 부자 구단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다윗’ 성남이 ‘골리앗’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쓰러뜨렸다.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FC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대회 16강 1차전. 성남은 조르징요의 선제골과 김두현의 결승골로 2대 1 승리를 거뒀다. 8강 진출의 유지한 고지에 오른 성남은 27일 중국 광저우 티안헤 스포츠 센터에서 원정 2차전을 치른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 국가대표 주장 완장을 찼던 파비오 칸나바로가 이끄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중국 슈퍼리그 4년 연속(2011·2012·2013·2014)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강호이다.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히카르두 굴라트를 비롯해 가오린, 정쯔 등 국내 선수 대부분이 중국 대표팀 선수이다. 반면 시민구단 최초로 16강에 진출한 성남엔 스타급 선수가 없다. 그나마 믿었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허벅지를 다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성남은 전반 ‘중원의 조율사’ 김두현과 조르징요, 히카르도를 앞세워 공세를 펼쳤다.

성남은 전반 23분 조르징요의 선제골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성남은 전반 41분 황보원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긴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19분 변수가 발생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 수비수 리 쉐펑이 히카르도를 향해 발을 높이 드는 반칙을 범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적 우위를 점한 성남은 후반 23분 황의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쉽게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천금같은 결승골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졌다. 김두현은 히카르도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키커로 나서 그물을 흔들었다.

한편 FC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16강 1차전에서 1대 3으로 패해 8강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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