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에 이어 현대와 롯데그룹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했다.
20일 공정위와 산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 소속 조사관들은 이날 서울 연지동 현대로지스틱스 본사에 대한 이틀째 현장조사를 벌였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9월 현대그룹이 롯데에 매각했고, 올 1월 정식으로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공정위는 일단 현대로지스틱스가 현대그룹 소속 계열사였던 지난해 내부거래를 통해 현정은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지난주 현대그룹 내 사무용기기 관련 계열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쳤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7537억원인 대형 물류회사다.
그러나 공정위가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뒤 롯데그룹 내 유통계열사의 물류 물량을 부당하게 몰아줬다는 의혹까지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 시절 신고 사건 내용만 다룬다고 보기에는 조사 강도와 기간이 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를 2∼3일 더 연장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 등 대형 유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롯데그룹은 자체 물류 매출 규모가 연간 5조∼6조원에 달한다. 기존 물류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가 이 중 약 2조원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으며 내부 거래비중은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대한항공에 이어 현대와 롯데그룹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전방위적인 대기업 조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단독] 현대그룹도 부당 ‘일감 몰아주기’ 의혹
입력 2015-05-21 02:30 수정 2015-05-21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