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 김한길의 반격… 문재인 ‘미발표 입장문’ 거론하며 “文과 친노만한 기득권이 어딨나…”

입력 2015-05-21 02:43
새정치민주연합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대표하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20일 “문재인 대표와 친노(친노무현) 만한 기득권이 어딨느냐”며 문 대표와 친노 진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친노와 비노 진영이 주어만 바꾼 채, 서로를 향해 ‘기득권 세력’이라고 공격하면서 당 내분이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대표직 퇴임 후 처음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 전 대표는 최근 공개된 문 대표의 미발표 입장문을 거론하며 “‘나만 옳다’는 계파주의 전형의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 공격성,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는 듣기 싫고 아픈 지적을 토해내는 이들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정치인답지 않은 것이 나의 장점’이라는 문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정치를 잘 모른다는 것이 결코 자랑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소위 친노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패권정치를 청산하기만 하면 우리 당의 고질적인 계파주의가 극복될 것”이라며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 대한 문 대표의 의지 표명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비선 논란뿐 아니라 폐쇄적이고 소수독점주의적 행태 등이 (친노 패권주의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을 예로 들며 “당시 유세차에 우리 당 국회의원들을 오르지 못하게 한 패권적이고 배타적인 선거운동도 패인 중 하나”라며 “그런 상처를 우리 당 의원 모두가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4·29재보선 참패에 대해서도 “(야권 분열 방지를 위한 문 대표의) 노력이 더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며 문 대표 책임론을 언급했다.

문 대표 측은 취임 후 일관되게 계파 청산을 선언했음에도 똑같은 요구가 반복되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당직인사도 탕평했고, 재보선 참패 후 다시 탕평하겠다는데도 (진정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비노 진영이) 허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선언적으로 애매하게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갈했다. 혁신기구 구성에 대해서도 그는 “계파끼리 모여서 공천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쓴소리를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