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2∼3개월에 한 번 정도 사고, 잘라져 있거나 세척된 채소와 과일을 자주 이용한다. 가구주가 30대 이하인 경우 10집 중 8집은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김치를 얻어먹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계임 선임연구위원이 20일 ‘한국식품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식품소비행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한국의 식품 소비 트렌드다.
식품소비행태 조사는 농경연이 전국 대상으로 조사해 추출하는 통계로 2013년부터 정식 통계로 인정받아 실시돼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7월, 전국 3334가구를 표본 추출해 설문조사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가구 중 4가구 이상(43.5%)은 쌀과 현미 등 곡류를 두세 달에 한 번꼴로 구입하거나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2∼3번만 조달한다는 가구도 25.7%에 달했다. 쌀을 살 때는 4만∼5만원대 20㎏ 단위 포장을 가장 선호(62.3%)했다. 육류에서는 여전히 돼지고기가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었지만 한 달에 한 번은 쇠고기를 구입하는 가구도 26.4%였다. 돼지고기든 쇠고기든 구이용을 살 때는 10가구 중 6가구가 한 근(600g) 단위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하면서도 건강한 식품에 대한 선호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손질돼 있거나 세척된 채소나 과일을 자주 산다는 응답은 31.6%로 2013년(25.1%)보다 5.5% 포인트 늘어났다. 친환경 제품 구입률도 41.8%로 2013년(38.5%)보다 높아졌다.
사먹는 김치에 대한 선호도는 오히려 낮아졌다. 직접 재료를 구매해 담가 먹는다는 가구는 56.7%로 2013년 51.5%보다 5% 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재미있는 것은 30대 이하에서는 73.9%가 김치를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얻어먹는다고 응답한 것이다. 학력 기준으로도 전문대졸 이상인 경우 57.1%가 김치를 가족과 친지로부터 얻어먹었다. ‘좋은 식품’ 선호 풍조로 인해 파는 김치보다는 직접 담근 김치를 원하지만, 직접 만드는 번거로움은 감당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의 식품 소비 트렌드는 맛과 먹거리 안전은 중시하면서 간편한 식품 소비, 외식과 고급식품 선호는 높아지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이 영향으로 낯선 재료나 레시피를 이용한 식품이나 식당이 인기를 끌고, 온라인 직거래, 셀프 가공식품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개최하는 ‘2015 식품산업정보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한국인의 먹거리 소비 트렌드] 쌀 2∼3개월에 한 번… 쇠고기 600g씩 구입
입력 2015-05-21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