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이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가, 전기자동차와 우주왕복선을 만든 혁신가, 1000억 달러 자산을 가진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첫 전기가 나왔다. 한국과 미국 동시 출간.
머스크는 ‘우주적인’ 스케일을 가진 사업가다. 과학자나 영화제작자가 꿈속에서 그려볼 법한 일을 실제로 하는 사람이다. 그가 세운 전기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는 장난감 취급받던 전기차를 상용차로 변신시켰다. 그의 로켓 제조회사 스페이스 엑스는 민간 우주왕복선 시대를 열었고, 그가 공동 창업한 태양광 에너지 회사 솔라시티는 파격적인 대여료로 미국 주택의 지붕을 태양광패널로 바꿔가고 있다. 그는 “인류를 우주에 거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닷컴 열풍을 타고 ‘Zip2’(인터넷 주소 검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페이팔’(온라인 결제 서비스)에 투자해 큰 돈을 번 그가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전기차, 로켓, 태양에너지 등에 매달리는 것을 두고 몽상가 취급을 하기도 했고 ‘거짓 희망’을 판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초 그에 대한 시선은 극적으로 바뀌게 된다. 스페이스 엑스는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공급물 캡슐을 날려 보냈다가 지구로 무사히 돌아오게 했으며 테슬라는 모델 S를 출시해 자동차 산업계에 일대 바람을 일으켰다.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그의 계획은 이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글 최고 경영자 래리 페이지는 “일론은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해야겠네’라고 말한다. 나는 그것이 매우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설득력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머스크와 30시간 이상 진행한 인터뷰를 비롯해 그의 가족과 친구, 회사 동료 등 3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취재해서 이 책을 쓴 애슐리 반스는 실리콘밸리를 오래 취재해온 기자다. 저자는 베일 속에 가려진 머스크의 개인사와 머스크의 기업들을 그려내면서 그를 이 시대 다른 기업가들과 구별해주는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위대한 가치’를 든다.
“누구도 생각해낼 수 없었던 원대한 꿈을 추구하는 머스크는 부를 좇아가는 CEO가 아니라 승리의 여신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지휘하는 장군에 가깝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가 사람들이 아기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한다면, 머스크는 인류가 자초하거나 우발적으로 멸망하지 않도록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싶어 한다.”
그것은 실리콘밸리를 만든 가치였으나 닷컴 신화 붕괴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실종된 것이었고, 미국이라는 나라를 주도한 정신이었으나 현재의 미국이 포기해버린 것이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책과 길] 그가 꿈꾸면 현실이 된다… 전기車·우주왕복선 만들어낸 스타 기업가 첫번째 전기
입력 2015-05-22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