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20대가 범행 10여일 만에 자수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이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무직인 이씨는 1년 전 부산의 어학원에 다닐 때 강사인 A씨(26·여)를 만나 사귀어오다 지난달부터 서울 관악구 원룸에서 동거했다. 지난 2일 오후 11시쯤 이 원룸에서 말다툼 도중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사흘간 시신을 방에 보관하다 지난 5일 렌터카를 빌리고 철물점에서 시멘트와 삽 등을 샀다. 스마트폰으로 시멘트 시공법을 검색하고 암매장 장소를 물색한 뒤 충북 제천으로 향했다.
이씨는 지난 6일 제천의 야산에 구덩이를 팠고 이튿날 A씨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넣고 구덩이를 시멘트와 흙으로 덮었다. 이후 경기도 수원과 용인 등지를 차로 돌며 사체 유기에 사용한 삽과 고무대야, A씨의 옷가지 등을 공사장이나 길거리에 버렸다.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A씨 휴대전화로 A씨의 아버지, 남동생, 후배 등과 50여 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A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범행 2주 후인 지난 16일 부산으로 간 이씨는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하자 경찰에 자수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결별 통보 여친 살해 암매장 20대 구속영장
입력 2015-05-21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