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지금이라도 군대 복무 용의” 공수표 읍소… 유승준, 속 보이는 변명 되풀이 ‘싸늘’

입력 2015-05-21 02:27

[친절한 쿡기자] 중화권에서 배우 겸 가수로 활동하는 유승준(39)이 19일 기자회견에서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입대하겠다”며 회한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13년 전 병역 기피 논란에 대해 “사죄한다”면서 무릎도 꿇었습니다(사진).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골에 가까웠습니다. 오히려 과거 입국 거부 당시 공항 인터뷰가 회자되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구구절절하게 변명하는 건 변함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유승준은 홍콩 생중계 기자회견에서 당장에라도 군대에 갈 기세로 입대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지난해 시민권을 포기하고 귀화 후 군에 가려고 병무청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징집 대상에서 벗어나 입대가 무산됐다”며 “징집 나이가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군 복무를 해서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미국 시민권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주겠다고 제안하면 받아들이겠냐”는 가정적 질문에 유승준은 “받아들이겠다. 병무청과 법무부에서 선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군대에 꼭 가고 싶다’는 유승준의 발언은 사실 공수표에 가깝습니다. 병무청이 유승준 때문에 병역법을 바꿀 리 없고, 예외 조항을 인정할 리도 없습니다. 때문에 “‘군대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유승준’이라는 안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 동정표를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눈총이 쏟아집니다.

때늦은 의욕은 과거 발언만 부각시켰습니다. 유승준은 2002년 2월 2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습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미국 시민권을 따면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를 얻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며 “댄스가수 생명이 짧다. 그런데 공익근무요원 2년 반을 하고 나면 나이가 거의 서른이 된다”고 항변했습니다. 성실하게 병역 의무를 다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뒷목을 잡게 하는 변명뿐이었죠.

유승준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군대에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인 이유에서 어쩔 수 없이 입대를 못했을 뿐이지 국민과 정부를 속인 건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그땐 군대 못 가겠다고 징징거리더니 이젠 군대 가고 싶다고 징징거린다’고 빈정거립니다. 억울한 마음에 한 해명마저도 변명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가 차라리 “20대 치기 어린 마음에 저지른 이기적인 행동이었다”며 조용히 고개 숙였다면 어땠을까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