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프로배구 사령탑 ‘40대 기수론’… 7개 구단 중 6개 팀서 지휘봉

입력 2015-05-21 02:11

남자프로배구 사령탑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지난 18일 20년간 삼성화재 사령탑을 지켰던 신치용(60) 감독이 퇴진한 뒤 임도헌(43) 감독이 뒤를 이으면서 40대 감독 시대가 활짝 열렸다. 젊은 축에 속하던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이 어느 덧 최고령인 유일한 50대 감독이 됐다. 불과 6개월만의 일이다.

2014-2015 시즌 초 만해도 7개 구단 중 5개 구단 감독이 50대를 넘었다. 신치용 감독을 비롯해 현대캐피탈에는 김호철(60) 감독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었고 우리카드와 LIG손해보험은 각각 강만수(60), 문용관(54) 감독이 이끌었다. 대한항공 김종민(41) 감독과 OK저축은행 김세진(41) 감독이 갓 40세를 넘겼다.

하지만 성적부진으로 강 감독과 문 감독이 중도에 퇴진했다. 우리카드는 시즌 뒤 LIG손보 감독을 역임했던 김상우(42) 김독을 영입했고 LIG손보는 강성형(45) 감독 대행을 승격시켰다. 강성형 감독은 그동안 호화군단임에도 약체로 머문 LIG손보의 체질 개선이란 중책을 맡게 됐다. 김상우 감독도 2010-2011 시즌 LIG손보를 이끌다 한 시즌 만에 해임된 불명예를 씻을 기회를 잡은 셈이다. 시즌 뒤 김호철 감독이 물러난 현대캐피탈은 세터로 뛰던 최태웅(39)을 전격 감독으로 임명했다. 코치 경력도 없는 그에게 ‘배구명가 재현’이란 중책이 지워졌다.

이 같은 남자프로배구 감독의 연소화는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성공신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있다. 김 감독은 창단 2년만인 지난 시즌에서 막강 삼성화재를 누르고 정상에 섰다.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는 40대 초반의 김 감독이 20년간 한국배구를 지배했던 스승 신치용 감독을 누른 것이다.

40대 사령탑은 199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배구코트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장본인들이어서 이들이 펼칠 지략 대결도 볼만해졌다. 또한 오랜 라이벌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출신 감독간의 대결로도 관심이 쏠린다. 김세진, 김상우, 최태웅 감독은 삼성화재 출신이다. 임도헌, 강성형 감독은 현대캐피탈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화재 출신 최태웅 감독이 현대캐피탈을 맡게 됐고, 현대캐피탈 출신 임도헌 감독이 삼성화재 사령탑을 맡은 점이다. 이들 40대 기수들이 펼칠 다음 시즌 프로배구의 판도가 궁금해진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