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에쓰오일의 울산 온산공단 플랜트 공사를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따냈다. 국내에서 발주된 단일 플랜트 공사 중에선 역대 최대 규모다. 발주처 비용을 포함한 총사업비는 4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이 가운데 대림산업 대우건설의 공사비는 3조5000억원을 웃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에쓰오일이 발주한 울산 온산공단 잔사유 고도화 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 공사에 대한 실시설계 용역을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잔사유 고도화 시설은 원유 정제과정을 거쳐 납사·등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유분을 생산하고, 남은 값싼 벙커C유를 프로필렌과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한다. 올레핀 하류시설은 잔사유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원료로 건축·생활소재의 원료인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하게 된다.
온산공단 프로젝트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에쓰오일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단일 최대주주가 된 이후 에쓰오일이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 사업이다. 대림산업은 55%의 지분인 1조9300억원, 대우건설은 45% 지분인 1조5800억원의 공사비를 각각 확보했다.
이 프로젝트는 정부의 도움으로 대규모 민간 투자가 성사된 사례로 남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4월 마련한 외국인투자자 간담회에서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는 “한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데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는 곧바로 울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 터를 해당 부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서 투자의 물꼬를 텄다.
국내 건설사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해외 플랜트 현장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데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플랜트를 수주할 경우 앞으로 있을 국내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GS건설 컨소시엄이 대림산업·대우건설과 격돌했다.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인 김형배 에쓰오일 상무는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업으로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성사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대림산업의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기술력과 대우건설의 시공 능력이 결합돼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대우건설은 다음 달 실시설계 과정을 거친 뒤 에쓰오일 이사회의 최종 투자승인을 거쳐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준공은 2018년 상반기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3조5000억 국내 최대 플랜트 공사 대림산업·대우건설이 따냈다
입력 2015-05-21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