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달 2일 개통된 KTX 호남선 이용객이 급증하자 좌석 수가 더 많은 구형 열차를 대체 투입하겠다고 나서 ‘지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코레일 광주본부는 현재 운행 중인 KTX 호남선 왕복 8편을 오는 7월 중 구형 열차인 KTX-1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개통 이후 승차율이 90%가 넘는 상행선 신형KTX 524편과 하행선 신형KTX 521편 등 상·하행선 4편씩이 교체 대상이다.
KTX 호남선 이용객이 급증하자 고육지책으로 신형KTX보다 좌석수가 월등히 많은 KTX-1을 대체 투입해 늘어난 승객수요를 감당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KTX-1은 국내 KTX 열차 중 가장 구형으로 속도가 느리고 공간도 비좁다. 2004년 KTX 개통을 계기로 투입된 KTX-1의 무릎공간은 100㎜로 KTX산천 143㎜, 신형KTX 200㎜에 비해 57∼100㎜ 좁다. 최고속도인 시속 300㎞ 도달시간도 KTX-1은 365초로 KTX산천과 신형KTX 316초보다 49초나 느린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프랑스에서 수입해 20량의 열차가 고정 편성되는 KTX-1의 좌석은 933석으로 10량으로 편성된 KTX산천 363석, 신형KTX 410석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코레일 측은 경부선보다 호남선의 승차율이 낮아 증편 대신 구형 열차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TX 승차율은 경부선 69.39%, 호남선 65.13%로 4.26% 차이에 불과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찬규(50·광주 수완동)씨는 “구형과 신형을 비교하면 편의성에서 차이가 많은 데 코레일이 실속만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열차편성도 호남홀대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선 요금이 비싸고 배차간격이 먼 점도 문제다.
코레일은 천안아산역에서 오송역으로 분기역이 변경되면서 추가된 19㎞ 구간 요금까지 떠넘겨 개통 이전부터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왔다. 현재 호남선 운임은 1㎞당 154원으로 경부선 145원보다 비싸다. 코레일이 새로 건설한 고속선로의 활용도에서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평균 배차간격은 호남선 45분, 경부선 20분 정도로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윤중한 코레일 광주본부장은 “내년 하반기 수서고속철도 개통 때 호남KTX의 신형 열차증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코레일, KTX 호남선 이용객 급증하자 ‘장삿속’… 비좁고 좌석 많은 구형 대체 투입 논란
입력 2015-05-21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