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디 함락에… 궁지 몰린 오바마의 IS전략

입력 2015-05-20 03:22 수정 2015-05-20 18:49
18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를 전격 방문한 호세인 데흐칸 이란 국방장관(왼쪽)이 국방부 청사 앞에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경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칼리드 알오베이디 이라크 국방장관. AP연합뉴스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의 주도 라마디가 17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함락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다급해진 이라크 정부는 이란의 배후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샤비’를 IS의 바그다드 진격 차단 및 라마디 탈환전에 투입하는 동시에 친정부 수니파 부족을 참여시키고 이들의 무장도 지원키로 했다.

미 백악관과 국방부는 18일 라마디 한 곳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며 함락의 충격을 애써 축소하면서 라마디 재탈환 및 IS 격퇴 의지를 거듭 밝혔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라크 정부군을 도와 라마디를 탈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라마디가 전략적 요충지인 데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과 110㎞ 떨어져 있어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책임론까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 강경파는 미군의 공습과 이라크군 훈련 지원이 핵심인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을 공박하며 미 지상군 투입을 압박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IS 고위 지도자 사살작전 성공에 대해 “라마디를 함락당한 것에 비교하면 거의 지엽적인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지상군)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라마디에서 30㎞ 떨어진 기지 근처에 시아파 민병대 병력 3000명이 집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수니파 집중 거주지역인 라마디에 시아파 민병대가 개입하면서 종파 간 갈등을 부추겨 더욱 많은 희생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S는 이날 인터넷에 유포한 40분짜리 동영상에서 “다음 목표는 바그다드와 카르발라”라는 내용의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로 추정되는 음성메시지를 내보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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